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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소주를 아시나요??

  • 24년 전

  • 1,498
0
추억의 쐬주

참이슬 포장이 시원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맛도 좀 달라졌더군요. 근데 그 달라진 맛이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지난 주 대학 동기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처음 마셨는데, 그 맛을 보는 순간, 우리들은 아차!! 하면서 8년전 그 엠티장소였던, 강촌과 그 녀석을 떠올렸습니다.
그땐 막 대학에 입학한 1학년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술도 잘 마실 줄 몰랐어요.
그래서 민박방도 미리 치워놓을 겸, 레몬소주 같은 소주 칵테일도 만들어놓을 겸해서
과대랑 부과대랑 먼저 엠티장소로 떠났었지요.
나머지는 점심 먹고 학교에서 대절한 버스를 타고 천천히 갔는데,
밤이 되서 술을 마시려고 보니, 술 색깔이 그냥 소주인 거예요.
우리는 과대한테 왜 칵테일을 안 만들었냐고 했더니, 과대는 의기양양하게 색깔은 안 변했지만, 맛은 끝내준다고, 자신들의 독특한 비법으로 만든거라고 자랑하대요.
그런데, 그 맛이라는 게 정말 요상 했습니다. 소주 특유의 쓴 맛 사이에 단맛이 숨어있고, 초여름 날씨 때문에 더워진 소주의 그 온도 깊숙한 곳에 더 깊은 미끌미끌함이 있었죠. 참 뭐라고 딱히 표현할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기겁을 한 건, 소주병 아래에 가라앉은 검은 가루였죠.
결국 녀석들을 붙잡아 놓고 심문을 시작했습니다. 그 술에 뭐가 들어있었는지 아세요?
레몬 소주를 만든다고 해놓고 레몬가루를 안 사온 이 놈들이 고육지책으로, 가지고 있던 조미료를 이용했다는 겁니다. 설탕 조금, 소금 조금 뭐 조금씩 해서요. 그리고 순하게 만들려고 물도 섞었다지요. 뿐만이 아닙니다. 맛 나라고.. 미원에 (미원이 맛내는 거라는 건 알고 있더군요 ;;;;) 후추까지.. ^^;; 검은 가루는 바로 후추였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어떻게 더 술을 마십니까. 결국 다 버리고 새로운 술을 사왔지요.

으~ 우리의 그 과대녀석 4년 내내 대책 안 서는 엉뚱함으로 험난한 (?) 학교 생활을
했었는데…
어제 그 참이슬을 먹는 순간 그 녀석 생각이 나더군요. 그 맛이 비슷했거든요. ^^;;
소주 냄새는 조금 덜 나는데, 왠지 밍밍한.. 당췌 맛의 핵심이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말이죠.. 이거 반가웠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가슴 한 켠 아쉬운 건… 소주를 마시고 나서의 카타르시스, “캬~~~”를 할 수 있는 그 소주의 맛이 사라졌다는 거죠 암튼 간만에 잊고 있던 친구 생각과 잊고 있던 그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따뜻해 졌습니다. 여하튼, 참이슬, 꼭 냉장고에 넣어서 하이트처럼 파란 신호등이 켤 때까지 시아시해서 마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 그 소주 칵테일의 악몽이 자꾸 떠오르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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