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축구 하러 나갈 때 느낌이 너무 달라서 신기하긴 하네요. 그 전에는 땀 흘리면 앞머리 쩍 갈라지는 거 그거 아는 사람만 아는 그 기분 아실 텐데 진짜 그거 때문에 무조건 비니 뒤집어쓰고 뛰었거든요. 근데 이게 비니 쓰고 축구 하면 머리에 열 엄청 차고 땀 더 나고 악순환인데도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 수술후에는 땀이 이마로 흘러내려도 그냥 옷소매로 닦고 다시 뛰는 그 순간에.. 돈 쓴 보람이 여기서 오나 싶더라고요. 이게 참 없다가 생기니까 기분이 묘합니다.
사실 수술없이 버텨보려 했지만 30대 중반 되니까 이거는 약으로 버틸 수준이 아니라 손가락 네 개를 가로로 이마에 대봤는데 공간이 훤하게 남는 거 보고 아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거울 볼 때마다 한숨만 푹푹 쉬다가 이대로는 진짜 축구고 뭐고 일상생활 자체가 맨날 머리 신경 쓰느라 정신병 걸릴 것 같아서 질렀던 건데 결과적으로는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수술 당일에 수술대에 누워있을 때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2800모낭이면 대량이식이라는데 이거 심는 원장님도 엄청 고생이겠다 싶었습니다. 1인 원장님 혼자서 하는 데도 가봤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8시간 넘게 집중해서 모낭을 하나하나 심다 보면 뒤로 갈수록 집중력 떨어지고 피곤해서 대충 심으면 어쩌나 그런 걱정이 제일 컸거든요. 그래서 유중호 원장님이랑 다른 원장님들이 체력 분담해서 팀으로 움직이면서 협진해 주는 시스템인 거 확인하고 다나로 결정했던 건데 그게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모발 자라난 각도나 방향 같은 게 제가 원래 가르마 타던 방향이랑 어색하지 않게 잘 맞물려서 올라왔더라고요.
요즘은 아침에 머리 감고 나서 형광등 바로 밑에서 거울 들어가지고 두피 안쪽 샅샅이 들여다보는 게 일과가 됐습니다. 예전에는 빛이 조금만 세게 비쳐도 허옇게 두피가 드러나서 엘리베이터 탈 때 거울 보면 진짜 자괴감 들고 그랬는데 지금은 대충 털어서 말려도 빈틈없이 빽빽하게 자리가 잡힌 게 보입니다. 비어있던 이마가 다 채워져서 그런가 이마 드러내는 스타일로 대충 빗질만 하고 나가도 이상하지 않더라고요. 물론 와이프는 아직도 제 비상금 출처를 의심하고 있어서 가끔 뜨끔하긴 합니다. 자꾸 돈이 어디서 나서 머리를 심었냐고 추궁하는데 그냥 옛날에 친구한테 빌려준 돈 받은 거라고 대충 둘러대고 넘겼습니다ㅋㅋ 사실 와이프도 지금 제 모습을 더 만족하는것 같아 비상금의 출처를 캐묻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마 넓어져서 모자만 쓰고 다니는 분들 있으면 빨리 병원 알아보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약 먹으면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고 이미 밀려버린 라인은 답이 없더라고요. 저도 몇 년을 고민만 하면서 적금 부었는데 진작 할 걸 그랬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럼 다음에 후기 또 써보겠습니다
- A vs B 병원을 비교 평가, 추천 문의나 복수 병원을 비교평가한 답변은 내용과 상관없이 광고로 간주하여 무통보 삭제됩니다.
- 게시자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병원에 간접적인 홍보이익이 발생하는 게시글은 무통보 삭제 처리됩니다.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