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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스테리드] 프카 8개월 째의 잡담

  • 24년 전

  • 1,417
0
8개월. 길다면 길고 잛다면 짧은 시간
제가 프카 먹은 기간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가 떠오릅니다.
약간의 창피함을 무릅쓰고 허름한 비뇨기과를 찾아가 파란색 프카를 구했을 때,
그 약을 먹으면 금방이라도 머리가 쑥쑥 자랄 것 같은 환상에 빠졌죠
효과없는 사람도 많다지만 난 효과 받는 체질일거라는 근거없는 확신으로
이빨로 부숴먹는 프카의 씁쓸한 맛도 달콤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8개월이 되었으니 어느덧 프카 고수는 아니더라도 중수(?)는 된 것 같군요
효과는 있었습니다.
머리감을 때 물에 젖은 채 휑했던 정수리가 이젠 물에 젖어도 두피가 보이지 않습니다.
고개 숙여 머리를 감고 고개를 쳐들 때 거울에 비친 머리가
허연 두피를 드러내지 않음을 확인할 때마다 뿌듯함이 가슴 속에 밀려듭니다.
'그래 프카하길 잘했어'
'프카를 했으니까 정수리라도 복원되잖아'
맘 속으로 혼자 생각합니다. 혼자 자화자찬하는 거죠
다른 곳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엠자도 진행중인데 프카와 엠자형 머리는 아무 관계도 없나 봅니다.
지금 제 상태는 그냥 봐줄만합니다.
아직 바람부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가발''모발이식'등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걸로 봐서는 그저그런대로 괜찮은가 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겠죠.
봄기운 받은 장닭마냥 격렬히 날뛰는 남성호르몬의 기운을
잠시 약으로 잠재워 놓았다 하더라도
언제 이 약발이 다해서 머리가 우수수 빠질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참 탈모는 상대하기 힘든 놈입니다.
원인도 뚜렷이 모르고 진행과정도 모두 제각각이고
치료제의 개발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이고.....
게다가 그 놈의 파괴력은 얼마나 대단한지
멀쩡히 학교 잘다니던 대학생을 휴학하게도 만들고
사이좋던 연인을 웬수처럼 돌려세우기도 하고
먹고살기 위해 취직하려해도 끈질기게 방해하기도 하네요.
제가 무슨말을 하려는 것인지...횡설수설이네요.
어쨋든 전 탈모를 막기위해 상식적인 선에서 할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할까 합니다.
그리고 제 힘으로 탈모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른다면
그래도 전 절망하지 않을 겁니다.
마음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들 하잖아요.
전 세상을 그리 많이 살진 않았지만 정말 그렇더군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생각했던 존재가
없으면 죽을 것 같았던 존재가
어느날 갑자기 없어진 상황이 닥쳐도
내가 죽지는 않더라는 것을 여러번 경험했죠
모든 것의 문제는 마음의 문제였더라구요.
무슨 말이 자꾸 주절주절 나오는 지 모르겠군요.
그만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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