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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스테리드] 경험담(모두 힘내세요)

  • 24년 전

  • 1,269
0
오랜만에 이곳에 와 봅니다.
마지막으로 와본적이 한 8개월정도 전이었나 봅니다. 이곳을 보니 예전에 제 모습이 생각이 나서 몇자 적습니다.

제가 탈모가 시작된것은 고3때 부터 였습니다.
처음에는 수험생 스트래스나 비듬때문에 그런줄 알고 대학가면 스트레스도 없어질테고 좋은 비듬약 사용하면 괜찮겠지하면서 그냥 지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가서도 이놈의 머리카락은 나날이 줄어들기만 했습니다.
점점 걱정이 되더군요. 사실 저희 아버지도 완벽한 탈모는 아니지만 속살이 드러날 정도로 머리가 빠지셨거든요...
이때부터 조금씩 관리를 했습니다. 아버지가 바르시던 머리 영양제도 몰래 발라보고 헤어로션으로 머리 마사지도 해보고... 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그럭저럭 봐줄만 했습니다.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넌 왜 이렇게 머리가 없냐?" 그러면 원래 어렸을때부터 머리숱이 없었다고 하면서 웃어 넘겼죠
그렇게 대학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가게 됐습니다. 사회에선 긴머리와 모자 때문에 봐줄만 했던 머리가 짧게 잘려지고 나니 그동안 머리가 얼마나 빠졌는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처음 머리를 자르고 거울을 보니 얼마나 서글프던지... 그런모습으로 집단생활을 걱정하며 입대를 했습니다. 그나마 훈련소는 동기들이고 서로 피곤하니까 특별히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어서 지낼만 했습니다.(가끔 교관들이 놀리긴 했죠..)
문제는 자대에 배치 받아서 부터 였습니다. 제가 군대를 늦게 간 관계로 저보다 나이 어린 고참들이 많았는데 이사람들이 저만 보면 설운도라고 불렀습니다. 어린놈들하고 군대생활하는것도 열받는데 놀림까지 받으니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밤마다 침상에 누워서 다시 한번 머리카락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낮에는 산에 올라가서 솔잎을 따가가 뭉쳐서 남들 몰래 머리를 콕콕 두두렸습니다. 하지만 제 머리카락은 매일매일 하수구 속으로 빨려 나갔습니다.

이렇게 군대를 제대 하고 나서 사회에 나와서 다시 머리를 기르게 됐습니다. 제대후 몇달이 지난후 어느정도 머리가 자랐을때 보니 군대가기 전하고 머리 모양이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정말 죽을 맛이 었죠. 그래도 어떻합니까 먹고 살아야 하는데... 취직문을 두두리기 시작했습니다. 몇군데 면접을 보는데 가는곳 마다 제 머리에 대해서 언급하더군요... 대머리 신입사원이 걸렸나 봅니다.

우여 곡절 끝에 한 벤처기업에 입사하였고 1년쯤 근무하던중 이곳을 통해 프로스카라는 약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당시는 의약 분업전이 었지만 괜히 그런약 사기가 쑥스러워서(아직 절실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요즘 같으면 당당히 구입했을텐데) 인터넷을 통해 피나를 구입해서 복용했습니다.
당시 결혼을 약속한 아가씨도 있었기 때문에 결혼식장에 들어갈 일이 너무 걱정 됐습니다. 가발을 맞춰야 하나... 아니면 증모제를 사용해야 하나... 저는 이런 저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저희 집사람은 한번도 저에 머리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친구들한테 저를 당당히 소개 시켜 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4개월정도 복용하니 조금씩 효과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머리 감을때 빠지는 양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그후 의약분업과 세관의 단속때문에 인터넷으로 구입이 어려워 지자 의약분업 제외 지역에서 프로스카를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 고향집 근처에 의약분업 제외 지역이 있어 약구하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약을 복용한지 1년 반이 지났을때는 남들보다 머리숱이 조금 적어 보이는 정도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지금은 약 복용한지 2년 반정도 지났습니다. 이젠 그동안 출입을 삼가했던 미장원도 당당하게 들어 갈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멎내기 좋아하던 대학시절을 염색한번 못해보고 아저씨들 다니는 이발소만 다니다 미장원에가서 까탈스러운 주문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얼마전에는 연애할때는 "결혼식 30분만 챙피하면돼..." 하면서 절 위로해주던 사랑하는 집사람과 결혼식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물런 가발이나 증모제의 도움이 아닌 순수한 저에 머리카락을 가지고 말입니다. 전 결혼식을 마치고 이번엔 감사의 기도를 드렸답니다.
결혼한지 한달이 지난 지금은 아이 문제 때문에 아침에 사무실에서만 복용하고 아이를 갖기전엔 약을 좀 끊을 생각입니다. 아침마다 약 챙겨 먹기 귀찮긴 하지만 예전에 악몽같은 시절에 비교하면 요즘은 정말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입니다. 귀찮더라도 계속 약 챙겨먹고 있으면 언젠가 치료법이 개발될날도 있겠죠...

여기 오시는 여러분은 아마 많은 상처를 가지고 계실겁니다. 제가 누구보다 절실히 느꼈거든요...
하지만 낙담하지 마시고 꾸준히 노력하시면 좋은날은 반드시 올겁니다.
여러분 용기를 갖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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