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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스테리드] 내가 이글을 쓰게 될줄이야 프페 3개월 ㅜㅜ

  • 22년 전

  • 1,962
0

정확히 탈모가 시작된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9살때 사고가 나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었는데, 우측 두개골 골절에 우측 안면마비가 되었거든요. 아마 그때부터

혈액순환 장애로 탈모가 시작된게 아니었나 싶네요. 당시엔 머리숱이 엄청 많아서 거의

표시가 안났었는데, 20살때 머리를 스포츠로 밀고부터 조금씩 증세가 눈에 보이더군요.

병원에 가보니, 원형 탈모를 의심해서, 주사도 맞아보고 프로페시아 처방받아서 약 두달간

복용을 하다가, 효과가 없는듯 하여 또는 탈모라는게 확실하지 않은 시기였기에 그만 두었습니다.

그러다 22살에 군대를 갔고, 탈모가 이때부터 눈에 띄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가 짧았기에

머리가 빠지는것은 잘 몰랐으나 정수리 부분이 빛에 노출되면 훤해 보였거든요.

남자들만 있는 군대였기에 그다지 신경을 많이 쓰진 않았습니다. 동기들이나 선임들에게

대머리 될것 같다고 놀림은 많이 받았지만, 견딜만 했습니다. 제대하고 나면

방법이 있을거라고 최소한의 희망이 있었나봅니다. 그런데 휴가를 나올때마다

아버지의 정수리쪽 머리숱이 점점 없어지더라구요. 확실히 늙고 있다는게 눈에

보이더군요. 엠자 탈모가 아니었기에 아버지 탈모가 정확히 남성형 탈모인줄 모르고

있었는데, 엄마도 아버지는 머리를 다쳐서 그런거라고 그러셨고.하지만 아버지의 머리숱이

없어질수록 저의 탈모가 유전이라는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제대하고 나서

친구들에게 머리가 많이 빠졌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원래 앞이마가 넓고 또 정수리쪽이라

거울 두개로 비춰보지 않는 이상 그다지 표시가 많이 나지 않았기에 그냥 참고 살았습니다.

머리를 기르면 덜 표시 나겠지 하면서 말이죠. 근데 머리를 길면 길수록 점점 머리숱이

없어지는겁니다. 매일 모자를 쓰고 다니고 점점 매사에 자신이 없고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도 만나기 싫고 우울증에, 비관적인 생각까지 ................

탈모되기 전에도 좀 비관적인 사고방식은 있었지만 전 상당히 외향적이고 사람들앞에

나서는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거든요? 리더쉽도 강했고 학창시절에도 응원단장 같은거

도맡아 했었고, 여자애들도 많이 알았고 ............. 딱 제대하고 나서 그 모든것들이

제 머리숱과 더불어 확 바뀌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로페시아를 다시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글을 읽어보니까 하루에 머리카락 빠지는 갯수까지 파악하고 계시던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진짜 저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나니 그 머리카락이

대충 파악이 되더군요 --;; 약을 먹어도 계속 빠지더군요. 약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매일 머리카락을 슬쩍 잡아당겨 보는데 한두개씩 계속 딸려오고, 머리 감을때는 양손가락

사이에 열개이상의 머리카락이 딸려오곤 합니다. 방바닥엔 항상 머리카락이 흩으러져 있고 ...

매일 검은깨 검은콩 갈아서 마시고 있는데, 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네요 ..............

지금은 간신히 앞머리로 이마 가리고 윗머리는 그냥 엉성한 상태입니다 ......

학교 복학을 했는데, 과 애들과 말 한마디 안해봤습니다. 모자는 안쓰고 다닙니다..

모자 쓰고 다니다 어느날 모자 안 썼을때 사람들이 놀랄까봐 일부로 드러내고 다닙니다 --

지금 스물넷의 나인데 ... 앞으로 장가도 가야하고 취업도 해야하고 살길이 막막한데 ...

이놈의 머리털때메 진짜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불면증까지 시달리고 ..........

신경을 안쓰려고 해도 신경이 쓰이는걸 우찌 합니까 --;; 진짜 저 자신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네요.. 내 자신의 운명이 이렇게 어두컴컴해지리라곤 미처 몰랐습니다 ....

가난한 형편에 엄마까지 밖에 나가 일을 하시는데, 장남이라는놈은 집안에만 틀어박혀

비관적인 생각만 하고 있고 ...... 아버진 매일 술에 취해 살고 ...........

이대로 가다간 저 정말 미쳐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살기 위해서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있는데 공부는 되지도 않고 ........ 바람이 불거나 땀이 나거나 머리가 흐트러질까 노심초사

해야대는 이 불쌍한 청춘 ........... 이제 프로페시아 3개월째 복용중인데, 아직 희망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가는것 까진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 저의 자존심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대던 말을

이곳에서나마 털어놓으니 한결 홀가분하군요. 같이 아픔을 겪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어두운 글을 올리게 되어서 ;;;;;;;;;;

꾸준히 복용해보고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밝은 모습으로 후기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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