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약값이 미국보다 최대 4배나 비싸다는 주장을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에선 복제약이 신약 가격의 20% 미만이지만 우리나라는 80%를 넘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힌 보고서에서 시작된 논란입니다. 한국제약협회는 당장 "미국 복제약이 미국 신약보다 많이 싼 것이지, 절대 가격을 비교해 보면 한국 복제약이 훨씬 싸다"고 반박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양측의 주장은 모두 옳습니다. 오해는 한국과 미국의 약품 가격제도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미국은 시장원리에 따라 약품가격이 정해집니다.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들어간 획기적인 신약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지만, 특허가 만료되면 유럽, 인도 등지에서 값싼 복제약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공의료보험 체제이기 때문에 신약이든, 복제약이든 정부가 가격을 결정합니다. 외국산 신약 가격을 낮추려면 대항마인 국내 제약사가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복제약 가격을 높게 책정해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해 왔습니다.
하지만 복제약 가격을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면이 있습니다. 병원이 신약 대신 복제약을 쓰게 하려면 제약사로선 상당한 영업비용이 들어갑니다. 리베이트는 이런 영업비용의 가장 어두운 측면입니다. 결국 정부는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제약사의 영업비를 보전해 준 셈입니다.
제약사 중에는 단순 복제약을 순전히 영업력만으로 성공시키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많은 연구개발비를 들여 해외에서도 통할 업그레이드 복제약을 만들거나, 복제약 판매 수익을 신약 개발에 모두 쏟아 붓는 회사도 있습니다. 정부의 국내 제약산업 보호에서도 옥석(玉石)을 가릴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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