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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존 케리 후보도 모발이식수술 받았다
비록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모발 이식수술 분야는 지난 10여년 동안 놀라운 변화를 거듭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시술 후 모습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온갖 혹평을 받아야 했던 모발조직 이식술(Hair plugs)은 이미 과거의 치료법으로 인식되면서 역사의 뒷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기술진보에 따라 두피의 일부 부위를 떼어내는 방식은 사라지고 개별 모낭을 이식하는 방법이 보편화됨에 따라 한결 자연스러운 외모를 연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
게다가 새로운 발모제들도 개발되어 나오고 있고, 앞으로 10년 이내에 모발세포를 복제하는 기술도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모발 이식수술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안전성 또한 크게 향상될 것임은 물론이어서 언젠가는 완전한 민머리의 소유자들도 숱이 무성한 모발을 자랑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늘날 탈모 치료제 및 치료법의 시장규모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이와 관련, FDA는 미국에서만 4,000만명의 남성들과 2,000만명의 여성들이 과거에 탈모증을 경험했거나, 현재 그 같은 증상이 나타나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발모제로 알려진 ‘프로페시아’의 경우 지난해에만 1억1,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2002년도에 비해 13%가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미국에서 모발 이식수술 시술건수가 총 3만2,000여건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이 가운데 남성이 전체의 88%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3만2,000여명이라면 2002년도의 2만9,000여명에 비해 적잖이 증가한 수준의 것.
현재 모발 이식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모낭 하나당 10달러 정도의 비용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한번 수술을 행할 때 1,000개 안팎의 모낭이 이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줄잡아 한해 3억 달러 정도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셈.
이 같은 기술진보에 힘입어 머리카락과 관련해 널리 회자되던 농담거리 한가지도 용도폐기를 앞두게 됐다. “마치 인형의 머리털같다”던 농담이 바로 그것이다.
텍사스州 샌안토니오에서 활동하는 피부과 전문의로 모낭 이식수술을 개발한 보비 리머 박사는 “지난 30여년간 사용되었던 모발조직 이식술의 단점을 이제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발 이식수술은 이후로도 상당한 진보를 거듭했다. 지난 1981년 당시 보스턴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었고, 아직 정계에 입문하기 전이었던 존 케리도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던 장본인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주자로 출사표를 던진 존 케리 후보 말이다.
케리 후보의 동료로 당시 함께 이식수술을 받았던 로언 스라고우 캠브리지 지방법원 주임판사는 “두피 부위의 상당부분을 절개해야 했었다”며 “정말로 소름끼치는 경험”이라는 말로 과거 느꼈던 두려움을 표현했다.
모발 이식수술은 지난 1952년 뉴욕대학의 노먼 오렌트리히 박사가 뒤통수 쪽에서 모낭이 풍부한 두피를 원형으로 도려낸 후 이식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부터 실용화되었다.
그러나 당시 시술결과는 마치 탈모로 인해 황량해진 두피 곳곳에 몇 웅큼씩의 모발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 산재하고 있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특히 이 조직이식술은 훤희 들여다 보이는 이마 전면을 매우 볼썽사납게 보이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 불과 5년여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직이식술은 간간이 치료법으로 종종 선택되었다. 정수리 부위에 시술했을 때에는 인형의 머릿털처럼 보일 일이 없었기 때문.
지난 1988년 10월 보비 리머 박사는 모발 치환술(hair replacement technique)이라는 새로운 章을 열어제쳤다. 1~5개로 구성된 모낭 단위를 탈모 부위에 심는 이 방식은 자연 상태에서 자란 머리카락과 구별되어 보이지 않을 만큼 진일보한 수준의 것이었다.
주머니를 의미하는 라틴어 ‘follis’에서 유래된 모낭(毛囊)은 모발이 자라는 부위로 복잡한 작은 주머니와 같은 구조를 띄고 있으며, 손․발톱을 형성하는 죽은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통상적으로 개별 모낭들은 5년을 주기로 성장기와 휴지기를 거치며, 전체 머리카락 길이의 90%가 특정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머리카락이 한해 동안 평균 6인치 정도가 자란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 의사들이 뒤통수에서 떼어낸 머리카락을 이식하던 당시 그들은 마치 잔디의 뗏장처럼 배열시킨 모낭이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조금씩이나마 기술진보가 진행되었고, 마침내 보비 리머 박사는 개별 모낭들을 이식하고 정상적인 머리카락으로 성장시킬 수 있음을 입증하기에 이른다.
모발 이식수술은 위험을 동반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방식이다. 심한 부작용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지만, 전체 시술자들의 1% 정도에서 경미하나마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
그러나 모발 이식수술은 그 효과가 상당히 매력적인 치료법이어서 브루스 윌리스나 론 하워드 같은 이들을 제외하면 수많은 헐리웃 스타들이 이 같은 방식의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비버리 힐스에서 성형외과를 경영하는 존 개프니 박사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내게서 모발 이식수술을 받은 스타들이 부지기수”라고 자랑했다.
모발이식 비즈니스 분야에서 유명한 업체로 주식시장에도 상장(上場)되어 거래되고 있는 헤어 클럽社(Hair Club)의 창립자 사이 스펄링 前 회장(62세)은 “처음에는 인형의 머리카락같다는 생각에 나 자신부터 이식수술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놀라운 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정말로 멋진 시술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발세포 복제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가장 먼저 시술받기로 하고 대기자 리스트 맨 윗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둔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펜실베이니아대학 부속 모발․두피 클리닉의 조지 코트사렐리스 소장 연구팀은 지난 3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誌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모낭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증식시킨 뒤 다시 두피 부위에 이식하는 기술이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시험에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코트사렐리스 박사는 “모낭은 물론이고 외피와 피지선까지 형성됐다”며 “최소한 3곳의 생명공학기업들이 이 기술을 실제 임상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10년 이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발세포의 복제가 가능해질 경우 모발 이식수술에 수반되는 위험성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공자의 두피 부위에서 모발을 떼어낼 필요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 아울러 한층 숱이 많은 모발상태를 연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편 두타스테라이드라는 약물도 최근들어 각광받고 있다. 두타스테라이드는 ‘프로페시아’와 마찬가지로 양성 전립선 비대증을 적응증으로 허가된 약물.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로페시아’가 2종의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 중 한가지의 작용만을 억제하는 반면 두타스테라이드는 2종의 활성을 모두 저해한다는 사유로 보다 유망한 약물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타스테라이드를 발매 중인 세계적인 제약기업 머크&컴퍼니社는 “언젠가 발모제로 허가취득을 목표로 의학저널에 관련 연구결과의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다모 최주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