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방지제를 개발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만한 완벽한 약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탈모를 막기 위해 세계의 남자들이 뿌리는 돈은 1년에 수 조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완벽한 탈모 방지제나 대머리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람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
미래 대머리를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 유전자 치료다. 유전자 치료를 성공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30억 개나 되는 인체 DNA 가운데 대머리 유전자를 찾아내는 일이다. 한강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지만 미국에서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간게놈사업"이 2005년에 끝나기 때문에 적어도 이때까지는 대머리를 만드는 유전자도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 인간게놈사업은 바로 인간의 모든 유전자를 밝혀 지도를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과학계는 2005년까지 가지 않아도 대머리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낼 것 같은 분위기다. 1997년 미국 워싱턴대학 데이비드 슐레진저 박사와 핀란드 헬싱키대학의 주하 케레 박사는 머리카락과 치아의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분리해내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세계적인 유전학 저널 「네어처 제네틱스 」8월호에 보고된 내용이다.
이 유전자에 결함이 생긴 사람은 "무한성 외배엽 이형성"이라는 희귀 유전질환에 걸리는데 이 질환에 걸리면 증상이 머리카락과 치아가 빠지면서 땀을 흘리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기능을 밝혀내면 대머리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머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하나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자들은 현재 대머리환자 앞이마의 모근과 후두부 모근, 그리고 수염의 모근에서 유전자를 분석해 털이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앞이마의 모근에서 1천5백여 개, 수염의 모근에서 1천5백여 개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 비교한 결과 1천8백여 종의 새로운 모발유전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엄청난 숫자의 유전자를 일일이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유전자 탐색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예컨대 DES라는 기술은 유전자 배열판을 이용해 한 번에 수천 종의 유전자를 탐색하는 신기술이다.
그러나 유전자치료를 통해 대머리를 완치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현재로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대신 기존의 발모제를 개선한 방법이 좀더 현실적이다. 기존의 발모제는 혈액의 흐름을 촉진하면 머리카락의 원료인 아미노산을 계속 운반하여 모모세포가 활력을 띨 것이라는 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다.
최근에는 머리카락을 재생시키는 모유두와 모모세포를 실험관에서 배양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머리카락의 세포분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어떤 물질을 투입하면 머리카락 생성이 활성화되는지를 쉽게 증명할 수 있게 됐다. 모든 민간요법이나 새로운 약물테스트를 사람이 아닌 실험관에서 해 볼 수 있게 되므로써 효과 있는 약품개발이 수월해진 것이다.
지금까지 美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대머리 치료제는 로게인(Rogein)이다. 그런데 이 로게인의 모체는 미녹시딜이라는 혈압약이었다.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내리는 이 약을 심장병 환자에게 써 보니 부작용으로 털이 많이 나더라는 얘기. 그래서 연구자들은 다른 혈압약들을 사용해봤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결국 혈관확장 외에 다른 약효가 털을 활성화 시킨다는 결론을 얻었다.
미국의 위스콘신 주립대학에서는 미녹시딜을 원숭이에게 발라 보았더니 순식간에 털이 자랐고 그 모근을 잘라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적어져 모유두와 모모세포가 확대되어 있었다. 따라서 현재 곳곳에서는 호르몬을 조절해서 대머리를 치료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기 위해 제약회사마다 연구가 한창이다.
그러나 약을 복용해서 대머리를 치료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결국 식모술등 직접 머리카락을 심거나 두피를 옮기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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