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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 23년 전

  • 1,272
0
어제 오후 3시30분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생일빵 7시 TGV로 와라....
시험이 있어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으며 또한 날잡아서 돈이 땡전한푼없었습니다.
친구생일이라서 안갈수도 없고 머리때문에 얼굴도 자주 못보여줘서 애들이 심통이 나있었기에
이번에 안가면 거의 관계를 끊을것 같은 분위기 였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기숙사에서 같이 살면서 친해진 친구들이라 과도 다 틀리고 성격도 다 틀립니다.
행정,경제,농학,화학,기계,건축,심리,원예,화공....
어찌보면 어울리지 못할 친구들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우리는 잘 보냈습니다.
단 하나의 명목으로....
다름아닌 CBC(Country Boys Club).... 일명 촌놈클럽입니다.
다들 지방에서 올라왔기에 그렇게 지었고요... ㅋㅋㅋㅋ
거의 같이 매일 살다시피해서 서로 잘 아는 사이이고 서로를 알기에 왠만하면 시비를 걸지않는 그런 관계였죠
친구생일이라 아는형에서 돈을 빌려서 대전까지 내려갔습니다.
물론 모자를 쓰고 갔죠...
애들이 심통이 나있었습니다.
넌 어떻게 한번도 자취방에 놀러오지도 않냐고....
화가 나 있더군요....
"통학하느라고 바쁘고 수업이 워낙 빡셔서 시간내기가 어렵다...."
대충 얼버부리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중략....

친구한녀석이 그러더군요....
넌 군대가기전부터 모자쓰고 다니더니 아직도 쓰고 다니냐....
모자를 벗어보이며 머리가 짧아서 그래... 학교갈땐 안쓴다....
ROTC로 군에 가있는 친구가 몇년만에 얼굴을 보고 하는말이죠....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고있는데 친구들의 여자친구들이 2명오더군요....

중략.....

이러저러해서 친구가 이중에 누가 가장어려보이냐고 물었습니다.
여자에게....
여자가 절 가르키도 군요.... 전 갑자기 황당.......
모두의 시선이 저에게 몰리더군요....
"내가 어려보이냐?"
친구가 원래 넌 우리 첨 만날때 부터 어려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친구가 나의 탈모끼를 알고 장난을 치내요.....
모자벗어보라고.....
모자를 살짝 벗었다가 다시 썼습니다.
전 전체적으로 약간 머리숱이 적은정도라서 술집에서는 탈모가 있는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다들 술먹어서 정신도 헤롱헤롱하고요
여자친구들이 그러더군요
머리가 왜 그렇게 짧냐고....
군대 제대한지 얼마안됐다고 했죠....
이렇게 고비를 넘겼습니다.....
1차2차3차까지 가고 친구의 자취방으로 왔습니다.
그래도 다들 복학생이라서 시간관리를 하더군요
1,2,3차가고 12시에 집에 왔습니다.
친구들이랑 쿵쿵따 좀하고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친구들이 속마음을 털어놓더군요.....

중략.......

"너는 얼굴도 그렇게(?) 생겼으면서 머리는 왜 그렇게 하고 다니냐...."
(제가 삭발을 2번했거든요. 친구들이 그 스타일로 나가는지 압니다. 속마음은 잘 모르고요)
"머리숱이 적어서그래.."
"요즘 슬슬 머리빠지냐?"
(예전에 술마실때 친구에게 어필했던게 기억이 났나보네요)
"어 요즘 머리빠져서 고민이다...이 어린나이에 머리 빠지고..."
다들 이해(?)한다는 듯 조용하더군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놓아서 마음속으론 기뻤습니다.
머리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기 꺼려하는건 참 못할짓입니다.
어쩌면 친구들이 "넌 매일 모자쓰고 오냐"고 하는 그 말때문에 만나기 꺼리는 걸지도 모르지요
정상인과 탈모인(동지)로 구분하는 자체가 어쩌면 잘못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머리하나때문에 스스로 비정상인으로 취급하는 우리 탈모인의 잘못이 크지 않을까요
남들은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는것을 스스로 너무 크게 생각하는것이 탈모인거 같습니다.
물론 탈모가 심하신분들의 맘을 틀리겠지만 탈모초기이신분들의 경우 저와 같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상은 혼자서 살수도 없고 그렇다고 탈모인들과 어울려서 독립적으로 살수도 없습니다.
지금도 방안에서 거울로 머리를 보시며 집에서 안나오고 인터넷과 함께 지내시는 많은 탈모인 여러분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렇고 저의 탈모선배님들도 다 겪고 지나온 길 입니다.
우리가 탈모로 힘들지만 자기스스로에게 주어진 일에는 자기자신이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탈모를 대신 해결해 주진못합니다.
자기스스로 치료도 하고 용기도 내고 삶을 개척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정 힘드시다면 탈모동지를 만나서 눈물도 흘리고 그날 하루 떡되게 술도 마시고 회포를 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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