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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탈모컴플렉스를 말해버렸다.

  • 23년 전

  • 1,447
0
말했습니다.
그녀랑 저랑 사귄지 아직 이주일도 안되었습니다. 서로에게 좋은면만을 보여주고 , 아직은 서로의 환상에 젖어있을 시기죠.
사실은 더 오랫동안 감추고 싶었습니다. 아직 정도 많이 들지 않았는데 말했다간 어떤 결과가 올지 두려웠죠.
그렇지만 어쩌다 보니 말하게 되었습니다.
말하고 싶지 않은것은 사실이지만 거짓말을 하기는 더더욱 싫었거든요.

-"사실 난 큰 문제가 하나 있어."
"문제? 무슨 문제?"
-"아니다. 별 문제 아냐."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됐어."
"뭔데 그래? 빨리 말 안할래?"

그렇게 한창을 서로 옥신각신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호기심을 가진 여자는 정말 끝을 모르고 묻더군요.
자꾸 내가 말넘기려 하면 진짜 화낼거 같았습니다. --
그래 어차피 나중에 알게 될 거.... 오랜시간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지금 말해두자.

-"어쩌면 너 나를 싫어하게 될 지도 몰라."
"뭔데....... 말해봐."
-"나..........."
"뭔데......"
-"사실 머리숱이 얼마 없어."
"뭐?"
-"나, 머리숱이 별로 없다구."

마치 죄를 고백한 죄인인양(죄지은 것도 아닌데...) ㅠㅠ
죄를 고백하고 심판을 기다리는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말해버렸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그녀... 분명 싫어하겠지.
미안해. 나 탈모증이 있어. 어쩔 수 없는거잖아. 내가 싫겠지? 어쩔 수 없다. 너가 가버린다 해도 잡을 자신이 없다. 나도 내 자신이 마음에 안드니까..
잠시 조용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입을 열더군요. 정확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
.
.
.
.

"밥튀.."
.
.
.
.
"겨우 그거였어?"
-"응."
"그게 어때서 그래? 내가 봤을땐 아무렇지 않더만.."
-"사실 넌 모르겠지만, 난 이거때문에 얼마나 짜증나는데... 내가 가진 유일한 컴플렉스야."
"ㅋㅋㅋㅋㅋ 그거때문에 결혼을 포기하고 다 포기한다고 그랬던거야?"
-"사실 나 머리 기르기 싫어서 안기르는게 아니야. 짜증나서 못기르는거야."
"재미있다. 윤희(가명, 전에 날 본 적 있는 그녀의 친구)한테 말해봐야지."
-"헉~그.. 그러지 마.ㅠㅠ"
"아냐. 윤희도 분명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서 자기 편들껄~~~"
-"그런데 자기야. 지금 짧은 내 머리도 그럭저럭 보기 이쁘지 않아?"
"응~~ 여보야한테 딱이야."
정말 고마워서 눈물이 나려 하더군요.

그리고 그걸 나의 고민을 선포한 이후로도 두번을 만났습니다. 그녀의 태도는 정말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정말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만났습니다. 솔직히 그녀의 친구들 앞에서도 머리가 신경쓰이긴 했는데, 정작 그녀는 아주 자랑스럽게 내 손을 꼭 붙잡고 어깨에 기대더군요.
오늘은 같이 한강에 갔었습니다. 날씨도 따뜻하더군요. 서로 꼭 붙어서 야경을 바라보았습니다. 과연청춘남녀가 인적이 드문 한강에서 야경만을 보고 있었을까요? Kiss도 무쟈게 했죠.^^

날 완전히 이해해 주는걸까요?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진 않습니다.
지금은 서로에게 콩깍지가 씌인 시기이니까요. 이제 콩깍지가 벗겨질 시기가 오면 아무렇지 않아 보이던 내 머리숱이 짜증나 보일까봐 우려가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지금이죠.지금 분명 난 머리에 자신없는데도, 정작 그녀는 전~ 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흐흑.....
더 이상의 발모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여기서 멈췄으면..
여기서 멈추기만 해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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