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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머리를 깎고 나서 드는 잡생각

  • 23년 전

  • 1,309
0
그 이발사란 사람 정말 어처구니 없네요.
다음에 한번 더 그 이발소 가셔서 이발사에게 물어보세요.
이발사 아저씨는 머리 어디서 자르세요?
아저씨가 뭐라고 대답하면 혼잣말처럼 말씀하십쇼.
앞으론 거기 가서 잘라야겠네.
하고 말입니다.

진짜 우리나란 어딜가나 비위맞쳐줘야 하니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학교가면 선생 비위맞춰야 하고
택시타면 운전기사 비위맞춰야 하고
이발소가면 이발사 비위맞춰야 하고
동네 슈퍼가도 주인 아줌마 비위맞춰야 하고...


>머리숱이 없어 머리깎은지 3주만 되면 너무 지저분해보이고 바람불면 개판되서
>미장원에 정리하러 갔습니다. 항상 여자가 다듬어 주고 머리때문에 쪽팔리지만
>그 손결을 즐기곤 했는데.... 오늘은 왠 못보던 사내놈이 머리를 잘러주더군요.
>"피나"로 4개월 치료해서 머리카락이 좀 굵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그놈
>깎으면서 굉장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는 말. "...머리가 아주 안좋게 나셨네요..."
>그 뜻은 "머리결 좇나게 안좋으니 머리 스타일 안 나와도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쇼."
>였을 겁니다.
>다 깎고 나서는 "머리가 힘이없고 약하시네요." 라고 할 필요도 없는 말 한번 더
>하는데.....20여년간 들어온 예기라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졸라 빠른 속도로
>계산하고 그 미장원을 나섰습니다. 이놈에 "피나" 효과는 언제나 볼까?
>
>집에오는 길에 옛날에 갔던 이발사가 문득 생각나는데 그 새끼는 교회에서 집사라고
>하면서 머리깎는 내내 하느님 사랑,예수님 사랑 어쩌구 하면서 내가 별 대꾸 안하니까
>화제를 돌려 내머리가 숱이없고 대머리 되겠다며 무슨 교회안다녀 대머리되고 있는
>것처럼 거의 한심한 인간 취급을 하더라고요. "머리 감을 때 많이 빠지지? 힘이 왜이리
>없냐? 너 대머리 되겠다...어쩌구 저쩌구 씨부렁 씨부렁" 머리깎는 내내 이러더군요.
>마치 "파리날리고 있는데 어디서 뭐 이런 머리깎는 보람도 안나는 놈이 왔나" 하는 투로.
>학생도 아니고 회사다니는 어엿한 성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반말 찍찍하면서... 그 때
>받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새끼 화곡 8동에서 이발소하고 있어요.
>
>머리깎기가 정말 두렵습니다......피나여! 약발을 좀 팍팍 발휘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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