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만 갚아주면 결혼도 OK..신결혼풍속도 百態
"카드 빚을 갚아줄 상대라면 무조건 괜찮다", "부도난 가계에 도움을 줄 수 있 는 남자라면 학력도 나이도 따지지 않겠다" 불황으로 젊은이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개인파산이 늘어나면서 결혼 풍속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생의 동반자 찾기'보다는 '빚에서 탈출하고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방편'으로 결혼을 하려는 '생계형'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취업난에다 카드빚으로 개인파산을 당한 젊은이들이 늘면서 급증하는 추세라는 게 결혼상담업체들의 설명이다.
결혼상담업체인 비에나래에는 최근 모 대학 대학원에 재학중인 이모씨(22.여)가 "부도를 내고 도피중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재력가와 결혼하고 싶다"는 상담을 해왔다.
그녀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강남 서초동의 아파트에서 사글세방 생활로 전락 했다"면서 "집안의 재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학력이나 나이는 가리지 않겠다 "고 말했다.
의정부의 회사원 정모씨(29.여)는 "오빠의 교통사고와 아버지의 실직 등으로 집 안 빚이 1억원을 넘어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갚을 길이 없다"면서 "빚만 갚아줄 수 있다면 재혼자도 좋고 아이가 딸린 남자도 괜찮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결혼상담소는 "최근 들어선 남성들도 결혼을 경제적인 어려움의 돌파구 로 활용하려는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바이오 벤처기업을 경영하다가 경기 침체로 도산을 했다는 일류 공과대 출신 채 모씨(31.남)씨처럼 "돈만 많으면 나이 많은 여자라도 상관없다"는 사람들이 늘 고 있다고 이 상담소는 전했다.
카드빚에 몰리다 못해 원치않는 결혼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젊은 여성들도 적지 않다.
패션모델인 김모씨(27.여)는 "의상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다보니 카드빚 이 수천만원이나 된다"며 "빚을 갚아 줄 재력만 있다면 아무런 조건없이 결혼하 겠다"는 뜻을 결혼상담회사에 전했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경제적인 어려움의 돌파구로 결혼을 이용하려는 상담 이 매달 30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면서 "외환위기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말 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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