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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의 말..

  • 23년 전

  • 950
0
어느 닭갈비집이 있습니다.
그 집은 언제나 사람이 많고 시끌시끌합니다.
종업원들은 목소리 한번 크고, 마치 재미있는 놀이를 하듯이 서빙을 합니다.
점훈이 [재미있게 일하자] 더군요. <- 아마 눈치채신 분이 있을 듯..
어제 거기 친구(여자)랑 닭갈비를 먹으러 갔는데 3mm인가 6mm로 삭발한 알바생이 눈에 띄더군요.
확실한건 이마가 ㅡ자였으며, 두피 전체가 골고루 모발이 분포해있었습니다.
쩝.. 저 친구는 아무리 봐도 탈모땜에 삭발한건 아닌 듯 싶군,
자꾸 저도 모르게 눈이 다른 종업원 말고 그 종업원한테만 가더군요. 이 버릇..
잠시후에 그 친구가 우리 자리에 서빙을 왔습니다.
그런데 원래 거기 종업원들이 다 그러듯이 그 종업원이 막 노가리를 하더군요.

"형도 머리 무지 짧네요. 와 그래도 형은 두상이 참 잘나갖고 멋지네요. 전 이게 뭐냐고요. 후후 전 워낙에 머리통이 못나서 폼이 안나요."

전 처음에 무지 놀랐습니다. 아시죠. [머리]라는 단어만 나와도 움찔하면서 긴장상태에 접어들었죠.
혹이 이놈이 또 날 놀리는게 아닌지.. 그렇다면 난 그 모욕을 어째야 할까?
그런데 알고보니 악의없이 그냥 말하는것이더라고요. 그 알바생은 계속 말했습니다.

"난 거기다가 이마도 ㅡ자에요. 폼도 안나죠. 형은 두상도 괜찮으시면서 참 이마가 뾰족하네요. 이런 이마가 나중에 나이먹고 어른되서 올백으로 넘기면 진짜 폼나죠. 난 이런 이마가 진짜로 부럽더라고 "

또 놀랐죠. [뾰족]이라는 단어에서 약간의 분노까지 느끼고.(같이 간 여자친구가 ㅋㅋ웃었음). [나중에 나이먹고 어른되서]라는 단어에서는 간 떨어질 뻔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 친구는 놀리려고 한 말보단 정말로 자기 생각대로 이야기한거같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농담따먹기로 했죠.

"그래서 그 머리 혼자 잘랐나요? 원래 내 경험으로 그런건 삭발은 이발소에서 하는게 아니거든요.. 나 역시 내 스스로 하고."
"아뇨. 친구녀석이 잘라줬어요. 그 놈이 내가 확 밀지 말라니고 글렇게 신신당부했건만 이렇게 만들어놓는 바람에.. "
"오~ 친구랑 잘랐군요. 멋쟁이."
그렇게 적당히 넘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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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서 거울을 봤습니다. 탈모.. 확실한겁니다. 걔는 저한테 말했듯이 이마가 뾰족한거보단, 이마 양끝이 M자로 파들어간건데.... 그래도 아직까진 숱이 좀 남아서 커버가 되나봅니다.
이바.. 친구.. 나같은 뾰족한 이마가 부럽다고? 진짜 어이없는 소리 하는구만.. 당신같은 ㅡ자 이마가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데....당신은 탈모인이 아니라서 모르겠지..

날마다 뾰족해지는 앞머리를 보면서 형용할 수없는 실의에 잠깁니다. 그래도 다행히 아직 누구도 대머리란 소리는 안합니다. 아직 그나마 가운데머리는 있으니까 (역시 옆이랑 뒤엔 못미치지만...)
하지만 이것도 언제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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