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머리 빠지는 이유를 잘 몰랐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도 생각했고, 피부염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집안에 대머리가 없었으니까..
이젠 안다.
몇대를 거처 숨어 있던 유전자가 내게 온 것이다.
최근 2-3달 전부터 급속도로 머리가 빠졌다.
프로스카를 먹은지 한달이 좀 넘었다.
그동안 손이나 다리에 털이 많이 났다.
좀 보기 싫었다.
그러나 참았다.
머리에도 그러한 부작용이 생겨주길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점점 더 머리가 빠지는것 같다.
아니, 빠졌다.
좀 심각하다.
요즘엔 때때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겁이 덜컥덜컥난다.
지금 내가 있는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디 산골짜기나 섬에 들어가 짱 박혀서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
머리를 완전히 밀고..... 스님으로 보던, 원래 헤어스타일이 그랬던 것 처럼..
탈모를 인식한 순간부터 모든 시선과 관심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로 쏠렸다.
젠장,..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을 쳐다봐도 대머리는 나밖에 없는것 같다.
티비에선 많고도 많더니만.. 실제로 주위에서 진짜 없는것 같다.
간혹, 아주 간혹 만나는 심각한 윗머리 탈모인을 보면 사실 좀 안쓰럽고 흉하게 보인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렇게 됐다.
아직 취직도 못했는데..... 연애도 못해봤는데....
최후이 발악으로 치료를 더 해 본후 삭발을 해야겠다.
짧은 머리는 필요없다.
구준엽..
결혼도 함 못 해보고, 남들 누리는 행복도 접하지 못하고 살게 되더라도.. 남들이 내 머리를 보고 흉을 보더라도..
그리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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