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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달째 .. 또 한달을 시작한다.. 하지만 실은... 지친다...

  • 23년 전

  • 1,406
0
오늘은 오랫만에 학교 앞을 나갔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하필이면 우리 학교 근처에.. 옹기 종기 모여살아서..
물론, 저도 그 근처에 살기는 합니다만...
날두 꾸리 꾸리 하니.. 기분도 꾸리 꾸리 해져서...
함 뭉쳐서 밥이나.. 반주로 딱 한잔만 하는 통에..
학교 앞으로 나갔습니다.

고기도 맛있게 먹었고..달콤한 매취순도 맛있었습니다.
서너시간을 꼬박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 나누는 맛도.. 참 많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헤어지고 나서..
택시를 타는데...
학생.. 어디까지 가...
하는 운전 기사 말에.. 어깨까지 으쓱.. 실은 그랬습니다.

오자 마자 답답한 모자를 벗었습니다 .
샤워 하기 전에 옷을 다 벗어내고..
따뜻한 물줄기 맞다가..
문득 거울을 보았습니다.
조금 더 났나 어쨌나.. 참 유심히도 바라보는 거울이었습니다.

샤워를 부랴 부랴 끝내고 나서..
시간을 보니 10시가 넘었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투덜 거리며
후다닥 책상 서랍을 열어 알약 하나를 꺼내 먹었습니다.

잊어버렸구나...
녹차 우려 놓은 물은 세면대에 받아 놓고... 머리를 헹구고 나서는..
세면대에 얼룩이나 남을까.. 박박 비누로 세면대까지 깨끗하게 닦아 내었습니다.

머리를 말리고..
얼마남지 않은 작은 물약병 하나를 꺼내 들고..머리에 칙칙 뿌렸습니다.
사람들 만나느라..
퇴근길에 한병 더 사온 다는 걸 잊어버린 자신의 거울을 보며..
내내.. 바보 같은 놈.. 하며.. 질책했더랬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바로 옆에 놓인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 이쪽 저쪽을 찬찬히 지켜봤습니다.
하얀 털이 얼마나 났는지.. 하얀털들이 얼마나 까매 졌는지...

그러다... 실은... 한숨이 납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기다린다고.. 과연.. 소원이 이루어지는지..
떨어지는 별동별에다가라도 소원을 빌어 봐야 하는지..
혹시..
이렇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어쩌면 평생.. 별 다르지 않게..
지금처럼 똑같이.. 아니면.. 더 안좋아져셔..
살아가야 하는건 아닌지..
저기 책상위에 놓인 모자를 바라보며..
내내 안스럽게 물었습니다.

한달째.. 치료를 했습니다.
별반.. 달라진건 없습니다.
얼마나 이렇게 더 살아야 하는지...
얼마나 이렇게 더 숨죽이며 살아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채..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지치는 걸겝니다.
사람들.. 그저 웃어넘기는 말 한마디..
실은, 내가 더 큰 소리로 웃어 넘기고..
실은, 사람들 보다 내가 더 먼저 웃고는 하지만..
실은, 지칩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그냥 비 때문이라고 해야 겠습니다.
바람 불고, 비오는 날씨탓이라 기분이 쳐지기 때문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내일 되면.. 내일이 되면.. 또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이..
내일이 되면.. 또 다시 좋은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날씨 때문일겁니다.
쳐지도록 지치는 이 기분...
내 머리때문이 아니라..
날씨 때문일겁니다.
날씨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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