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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의 추억

  • 2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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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듣고 웃을 수 있는 저의 경험담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저는 원래 음악하는 사람이었어요. 음악하면서 인기도 많았고, 많은 여자후배들의 사랑도 독차지했었는데… 그만…머리 때문에….흑흑흑 지금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는 일이었습니다. 음악도 절라 못하면서….서태지 같은 감각도 없으면서…음악한다고 뻐기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대학3학년까지는 학교에서 음악생활했었고, 4학년 때 부터는 방송세션, 밤무대, 클럽 등등을 오가며 하루벌어 하루먹고사는 딴따라였지요. 90년대 중반 TV 백스테이지에서 가발쓰고 베이스치던 양반……바로 접니다. 눈치 못채셨으면 다행^^;; 머리는 계속빠지기 시작했고, 어떤날은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보니 손가락 굵기까지 모아지더라구요. 저를 무척 좋아하는 여자후배가 있었는데 어느날, 가발을 쓰고 온거에요. 그 당시 저는 가발쓰기전이었거든요. 95년돈가 그때 한창 여자들 패션가발이 유행한적이 있었어요. 하여간 주위 후배들, 선배들, 친구들이 놀리는겁니다. “가발은 xx 니가 쓰지말고, oo줘라” 물론 xx는 여자후배고, oo은 접니다. 절라 쪽팔렸죠, xx후배 이젠 가까이도 가지 않으리….. 그 후로 저도 몇 개월 후 가발을 썼습니다. 그 후배의 영향은 아니고, 제가 제 살길을 모색한 겁니다. 지금같이 가발이 가벼워지고, 이마라인이나 가름마가 어느 정도 자연스러웠으면 티도 별로 안났을텐데 저의 첫번째 가발은 두툼하고 클립처리도 엉성했어요. 앞뒤하나씩, 양 옆 하나씩. 그 당시만해도 머리없는 설움에 머릿숱많은게 좋아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끔찍합니다. 가끔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나이 많으신 어르신네 쓴 거마냥 부자연스러웠을 거에요. 기념삼아 아직 저의 첫번째가발은 버리지않고 집 장롱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배하고 거기서 끝나진 않고, 몇 개월 더 사귀었어요. 남녀관계가 다 그렇잖아요. 제가 가발 맞춘 후, 우리는 가발커플이 되었습니다. 휴~ 생각만 해도 덥다 더워.. 그렇지만 우리는 가발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어요. 우리네 가발쓴사람 가발의 가字만 나와도, 머리의 머字만 나와도 긴장하잖아요. 근데 그 후배, 제 머리숱이 갑자기 많아진 게 이상했던지, 어느날 부둥켜 않을 때..(상상에 맡김) 제 머리를 만지작 거리더라구요. 제가 예민하게 반응하면 더 이상할까봐 그냥 가만히 의연하게 있었어요. 근데 그 후배가 알았을까요? 그리고 그 해 5월, 졸업사진을 가발없이 찍었어요. 7월에 가발하고, 어렵게 졸업사진업체 연락해서 10월에 다시 찍기도 했습니다. 졸업동기들은 5월에 시원한 여름옷 입고, 저는 춘추복 양복 입었더라구요. 눈썰미 있는 사람은, 재는 왜 혼자 옷이 튀지? 했을지도 모릅니다. 옛날 생각 한번 해봤습니다. 살인의 추억이 재밌길래, 가발의 추억이라 함 해봤어요. 사람 많은 해수욕장이든, 수영장이든 가본지 오래됐다. 캐러비안베이는 어케 생겼는지 ㅉㅉㅉ 빨리 시원한 가을이 오길 기대하면서…..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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