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어버지, 작은 할아버지가 대머리고, 작은삼촌이 대머리고,
외삼촌이 숱이 없어서,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약한 3자 이마였기 때문에
어른들로 부터 너 나중에 대머리 되겠다 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물론 당시에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죠.
대머리가 되도 50~60 되서 되겠지 하고요.
결정적인 계기가 된것은,
3살 터울인 동생(23살) 이 작년 겨울부터 급속히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다른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형제도 숱많기로는 동네에서 둘째 가기로 서러웠지요.
저는 약간 반곱슬이고, 동생은 생직모였습니다.
하여간 미용실가면, 조금 과장해서 머리 자르는 시간보다 숱치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동생이, 작년 겨울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올 여름쯤에는 아주 황량하게 되버렸습니다.
그 때 동생이 군대있을땐데
하여간 휴가나올때 마다 사람이 변하더군요.
그렇게 머리숱 많던 사람이 그렇게 되니까, 참 적응이 안되더군요.
전역후,
언젠가 부터 동생이, 대다모를 알게되었고,
하루에 몇시간씩 대다모 만 붙들고 있더군요.
저도 어깨너머로 보면서,
참 절절하더군요.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설마 나는 아니겠지.
탈모가 되도 50 넘어서 되겠지.
하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0흘전쯤에, 길던 머리를 짤랏습니다.
그리고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지난주 토요일날,
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머리에 젤을 바르고 거울을 봤는데
왼쪽 머리가 횡한 겁니다.
아.. 젤을 너무 많이 발라서 머리카락이 뒤로 너무 젖혀졌다 보다 하고 말았죠.
어제 저녁에,
갑자기 아뿔사 하는 생각이 들어
거울을 봤습니다.
왼쪽머리가 뒤로 2cm 가량 후퇴했더군요.
가느다란 솜털만 몇개 있고,
머리가 전반적으로 보니, 예전보다
밀도가 많이 줄었더군요.
대다모 사이트를 찾아봤습니다.
전형적인 M자형, 탈모의 시작이더군요.
아마... 그동안 머리 기르고 다니는 사이에,
뒷머리랑 옆머리에 가려서 빠지는 줄도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어제 새벽 4시까지, 대다모 글 읽고, 거울 보고, 옛날 사진이랑 비교해보느라
잠을 못잤습니다.
결론은
.......드디어 그놈이 왔다
하지만,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동생이 하는걸 많이 봐왔기 때문이겠죠.
오늘 학교가자마자,
친구 불러서 한번 확인을 시켜봤습니다.
........' 어 그러고보니 너 여기 왜 이렇게 훵하게 비었냐 갑자기?'
문득 옛날에 게시판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나네요.
'탈모야.. 너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에게 살인보다 더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것을 알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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