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누가 게시판에 올린 글 중에 퀴블러 로스의 죽음의 5단계를 언급했던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치유불가능한 병에 걸려 임종이 가까운 환자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보이는 행동 유형을 5단계로 나눠서 분석한 건데,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의 과정이 마치 탈모인들의 심리적인 정서변화와 유사하다는 내용이었던 거 같은데
그때 처음 읽을 적에는 정말 그럴듯한 얘기라며 무릎을 쳤었죠.
다만 죽음과 탈모의 차이점이라면 죽음의 경우에는 마지막 단계에서 마무리되는데
비해 탈모의 경우는 이 5단계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반복된다는 점, 그리고...
말기환자는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도 결국 죽음을 맞게 되기에 아무런
저항의지를 보이지 않지만 탈모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시도하며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겁니다.
끝이 보이지 않고 해결의 가능성마저 희미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자신의 모습에
때로는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면서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것은 바로, 언젠가는
본래의 활기찬 모습을 회복하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진정코 살아있는 증거이며 살아나가야 하는 이유라고 믿습니다.
저는 여지껏 살면서 탈모가 불치의 병이라고 절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도
위의 5단계를 반복하기를 여러번 했지만 나 자신에 대한 학대에서 서서히 "탈모는
치유불가능하다"라는 명제(?)와 싸워나가는 쪽으로 그 대상이 바뀌었습니다.
여기 와서 여러 분들의 글을 읽으며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하면서 참 많은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인터넷에서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고
나누며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들인 온갖 노력과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압박되더라도
절대로 남의 말이나 주변 상황에 쫄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저도 아직 눈에 띄는 차도는
없지만 열심히 이것저것 발모에 도움이 될만한 방법을 실행하면서 계속 다른 방법들도
찾아 볼 겁니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이 탈모를 극복
하는 가장 큰 밑천이자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탈모가 완치되는 날이 올때까지 더욱 더 노력해서 힘들어 하는 이는 끌어주고 좋은
정보나 지식은 공유하면서 다같이 각자의 난국을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28살 젊은 취업준비생의 늦은 밤의 단상이었습니다.
☞ 본 게시판에서 모발이식 수술 후기는 신고 바랍니다. (삭제 및 탈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