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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탈모-----> 전생의 죄업인가??

  • 20년 전

  • 2,057
0

>이런곳이 있는 줄 몰랐네요.
>올해 35세 되는 대머리 총각입니다. 여러 사연들을 보면서 혼자 낄낄거리기도 하고 (왜그러는지 다 아시죠??^^)
>공감되는 글을 보면서는 눈물도 찔끔 흘렸습니다.
>아마도 전생이 있다면 우리 같은 대머리는 나쁜일을 많이한 사람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억울하고 힘든 시련을 내린단 말입니까.
>
>대머리라서 겪은 수모와 상처 , 그리고 때때로 유쾌했던 해프닝은 이루 말 할 수도 없이 많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과거의 악몽이 생각나 몇자 적어 봅니다.
>
>군대에 있을때 일입니다.
>참고로 저는 그 유명한 마지막 방위입니다.ㅋㅋ
>후방 주요 도로 수호임무가 주무인 우리부대는 500 여명의 전투병 부대로 방위지만 훈련강도나 군기가 빡새기로
>소문난 부대였습니다.
>소위 돈없고 빽없는 집 자식들만 모아 놓은 버림받은 부대라는 우스겟소리를 하곤 했죠.
>하절기 주요 일과는 오전엔 사격훈련, 오후엔 태권도 수련이었습니다.
>때문에 무릎을 비롯한 몸의 관절들이 남아날 날이 없는 고된 일과가 계속됐었습니다.
>
>PRI(피터지고 알배기고 이갈린다는..) 훈련 아시죠? 전 그게 너무나 싫었습니다. 숨차는거야 훈련되면 견딜 수 있다고 하지만
>팔꿈치며 무릎이 까지면서 쓰려오는 그 고통은 훈련으로 단련되는게 아니었죠.
>
>하지만 무엇보다 싫었던건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그 무거운 철모속에서 구겨지는 한올한올 소중한 내 머리칼들이었습니다.
>유난히 철모손질에 민감한 저를 보면서 고참들은 빠졌다며 욕을 해댔고, 그런 고참들 눈치 보느라 머리카락은 더 빠져 갔죠.
>머리숱이 없어서....그랬습니다. 라고 말하니 "니만 머리 빠졌냐? 흘러가지고.." 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그 고참, 지는 머리숱 많습니다. ㅠ,ㅜ
>
>한여름 , 그 뜨거운 열기속에 땀으로 범벅이 된 철모, 거기에 불어오는 연병장의 모래바람. 일과를 마치면 청소와 고참들 뒷치닥
>거리에 바빠 머리를 제대로 감지도 못하고 퇴근해야 했던 나날들.....
>집에 돌아오자 마자 거울에 머리를 비쳐보면 모래알과 땀으로 떡져 엉켜 있는 머리카락이 섬뜩하게 비쳤습니다.
>그럴때면 이 나라가 도대체 나한테 뭘해줬다고 이런 무자비한 테러를 가하냐며 혼자 악다구니를 질러대곤 했습니다.
>
>그런 시간도 흘러흘러 계급장에 작대기가 두개로 포개진 어느 날이었습니다.
>일과가 끝나면 항상 열리는 중대집합에서 히스테릭하기로 유명한 고참 하나가 갑자기 내무반집합을 시키는 겁니다.
>원래 중대집합은 앞에서 욕몇마디 하고 기본 얼차려 한 5-10분(무릎앉아,깍지끼고 엎드려,원산폭격,허벅지 후려까기등...)이면 끝나는데 내무반집합은 뭔가 중대에 불미스런 사건이 생겼을때라 굉장히 긴장 되더군요.
>
>아니나 다를까 그날의 분위기는 정말 살벌했습니다. 야삽이 등장하고 관물타기 기마자세 고문 등.......구타와 얼차려가 혼
>합된 험악한 사태가 벌어졌죠.
>그러다가 원산폭격을 했습니다. (이거 아시죠? 우리들이 가장 혐오하는 자세) 너무너무 싫고 걱정되고 그 5분이 저한텐
>5시간 같이 느껴졌죠. 한참의 시간이 흘렀을때.......
>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어떤 ***의 입에서!!!!!
>
>"앞으로 전진!!!!!!!" 이란 정말 대책 없는 소리가 툭 튀어 나오더군요.
>
>군대 가서 처음으로 고참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진을 못하는 저를 발로 콱콱 밟으며 왜 개기냐고 소리를 질러도
>그 무서운 고참이 화를 내도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전진? 어떻게 전진한단 말이지?? 그럼 그다음은?
>
>일어나서 말을 더듬거리며 전 다른 기합을 받으면 안되겠나며 빌었습니다. 고양이 앞의 생쥐처럼.
>대머리의 아픔 따윈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그 짐승같은 고참은 재밌어 죽겠다는 듯한 비소를 흘리며 다시 앞으로 전진을
>강요하더군요.
>저요? 그 순간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살의가 온몸을 퍼져 왔습니다.
>전 그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버리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죽이라고!!!! 니가 대머리면 저 딱딱한 바닥에 머리를 길 수 있냐고!!!!
>그리곤 그 자리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엉어어엉 엉엉 엉엉엉엉엉엉
>
>순간, 내무반은 적막에 휩싸였고 고참들은 뜬금없는 졸따구의 반항에 잠시 어리둥절했죠.
>잠시간의 포즈가 지나자 앞으로 전진을 강요했던 고참의 주먹과 발길질이 저를 향해 날아 왔습니다.
>일종의 체면유지 제스처라고 봐야죠.
>
>흥분한 짐승을 딴 고참들이 말렸고 그날의 얼차려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
>보통 고참한테 반항하면 빠진 놈이라고 찍히지만 그날 이후의 여론은 그래도 반반은 됐습니다.
>특히, 머리숱이 별로 없는 고참들일수록 "앞으로 전진" 만은 없애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왔죠.ㅋㅋㅋ
>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분이 안풀립니다. 지난일이라 웃을순 있어도 웃음뒤엔 씁슬한 그 무엇이 남죠.
>
>또 사나이 체면에 그것도 군인신분에 엉엉 울었던 것이 쪽팔려 그때 전우들 그일은 다 잊어줬으면 하고 바라기도 합니다.
>
>이 정도 벌이면 전생의 업보 아닌가요?
>
>
>
>
>PS : 군대서 빠진 머리면 돈으로 얼마입니까? 지금 그 고참놈 찾아내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
>
사연을 읽으니 너무 안쓰럽고도 공감이 가네요

전 군대시절엔 머리털은 정말 튼튼했습니다. 숱도 많고 굵고 상당히 빨리 자라는 건강한 모발이어서 군시절 머리에 대한 걱정은 단 한순간도 해보지 못했던거 같아요..

그러나 군을 전역하고 3년이 흐른뒤 탈모라는놈이 저를 괴롭히 더군요..
작년을 끝으로 예비군은 끝났지만 동원예비군 받을때 마다 짧은 단 3~4일 이라는 날짜 이지만 화이바 쓰고 훈련받고
저녁에 세면장에서 머리감는게 정말 곤욕 이더군요 ㅡㅡ

물론 예비군 이라서 그리 빡센건 아니지만 만약 현역시절 탈모가 시작되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세면을 할수있는 도구는 유일하게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세수비누" 하나만 의지해야 하고 대종이나 RCT 등의 6일짜리
훈련 받을때 일주일 가까이 머리도 못감고 훈련했던 시절...

지금이야 집에서 매일마다 머리를 감지만 만약 그시절 탈모를 겪었다면 저또한 님처럼 행동했을것 같습니다.

요새는 길거리에서 걷다가 20대 젊은 여성들을 보면 부러움도 느껴 지더군요.. 뭐 여자가 되고 싶어서 그런 마음드는건
아니구요 ㅡㅡ 젊은 여자들의 굵고 긴 머리카락 우리 탈모인 처럼 모발에 개기름도 전혀 안끼고 깨끗한 모습을 보면 ...
너무 부럽더둔요

탈모라는게 순전히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DHT 라는 놈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대책없이 무너지는 거잖아요...

아뭏든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고 기운 내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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