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 1월경인가?
저만 몰랐던... 주변사람들이 다 느끼던 저의 정수리 탈모를 스스로 자각하기 시작했을때만 해도
이런 결과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병원에서 유전성탈모라는 진단을 받고 프로페시아란 약을 처방받았지만 나름대로 예상한 저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한 모습이었죠. 그때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탈모에 대해. 그러나 사실이 그렇잖아요?
공인된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불완전한 치료효과들....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등을 1년 정도 사용하면서 이따위의 전무한 혹은 미미한 효과 (저의 경우에..)를 믿고
앞으로를 살아야 한다는. 그래서 결국 대머리로 창창한 앞날을 살아야한다는 것을 느끼고 부턴 도무지 살아갈
용기가 생기지 않더라구요...
약을 시작한 지 반년째부턴 석류, 두유, 해조류등을 미친듯이(말그대로 미친듯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별로... 아니 전혀 효과가 없더군요.
그래서 여성호르몬을 생각하게 된 거죠. 개인의 가치관은 다르죠. 저의 경우 부작용은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때는요.
그런데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러던중 우연히 피임약(특정한..)이 생각나더군요. 물론 피임약속의 홀몬 함유량이야
뎊포나 프레마린 등과 비교할 수없는 미미한 량이지만 항안드로겐 효과와 에스트로겐의 상승작용에 나름대로 기대를 걸고
꾸준히 복용하기 시작했죠.
몸의 변화를 현저하게 느낀건 한 3개월정도가 지나서였습니다.
일단 피부가 정말 좋아지더군요. 두피도요. 지독히도 비듬에 시달렸었는데, 비듬이 없어지더군요. 기름기도 덜 끼고요.
그리고.... 성욕이 상당히 감퇴가 되었죠. 또한 예전 사춘기때와 같이 젖몽우리가 지더군요.
기대대로 이마나 정수리에 잔털이 많아졌구요.
이후의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현재 약 1년째 복용중입니다. 중간에 쉰적은 없구요. 간혹 모르고 못먹거나 사정이 있을때의 몇일을 제외하고요.
지금은 머리카락이 많이 풍성해졌습니다. 이젠 누구나 정상적인 머리로 봅니다.
피부(두피)는 한 3개월복용했을때의 수준에서 더 좋아지지도 않고 나빠지지도 않았구요. 비듬은 샴푸등을 잘못쓰거나 하면
생기곤 하지만 그리 심하진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탈모치료의 면에선 저의 경우에 가장 효과적(아니.. 절대적)이었습니다.
(이건 어느정도 주관적일 수 도 있겠네요. 비교사진이 없으니..)
그러나 '남성'으로서의 저는 상당히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상한대로...
일단 발기가 잘 안 되구요..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불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약을 너무 장기복용한지라...
가슴은 지금 상당히 부풀어 있습니다. 2차성징이 시작된 여자아지정도? 더 이상은 커지지 않는것 같구요.
이건 나중에 유선제거수술을 받는 선택을 할 수 있겠죠. 그냥 놔두자니 너무 티가 나더군요. 얇은 옷을 입을때요.
타이트한 옷은 생각도 못합니다.
체형도 상당히 변했는데요... 체중은 전과 비슷한데(마른편이었습니다) 볼살이 좀 통통해졌구요. 근육이 줄어 상체가 말라보이고 허리둘레는 약 2인치정도 줄었습니다. 골반과 허벅지등에 살이 약간 붙더군요... 수염을 포함한 몸의 체모는 예전의 반정도?
예전보다 현저하게 여성적으로 보여서 간만에 보는 친구들이 좀 이상하게 여깁니다. 그냥 피부에 신경쓴다고 둘러대죠.
가족들은 매일 봐서인지 몰라도 쉽게 알아차리지는 못하더군요. (모든이에게 비밀로한 시도였습니다.....)
새로 사귄 사람들은 저에게 '여자같다'고 장난식으로 말하기도 하구요.
예전에는 터프해보인다는 말을 종종 들었었는데... 이젠 귀엽다 혹은 이쁘장하다는 소리마저 듣게되었습니다.
웃긴 소리지만, 그럴때마다 성정체성의 혼란이 오기도 하구요. 음... 이건 좀 심각한 말인가?
돌아보건데... 체형뿐만 아니라 성격에도 막대한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매사에 감상적이 되었고, 쉽게 우울해 지며, 소심해졌습니다.
우리몸에 얼마 안되는 호르몬으로 인해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
모발에 대해선 지금 전혀 고민을 안 하고 있습니다. 탈모는 이제 남이야기 같구요.
대신 다른 고민이 생겼죠. 위에 제가 쓴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죠?
지금 전 자포자기의 심정입니다. 결혼은 당연히 생각도 못하구요.
언젠가 가족과 친구들이 제가 이런 중성인간이 되어버린걸 눈치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약을 그만둘 생각은 현재까진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약을 스스로 그만두는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지금 몸이 여성화된 것 보다 약을 끊은 후에 탈모가 다시 진행될 걱정이 앞서는걸 보면...
전 이미 중독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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