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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 한 번 해봅니다

  • 2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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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제 소개를 해보자면 나이는 20대후반이고 탈모로 고생한 지 대략 8년정도 된 듯 하네요

20살이 끝날무렵 어느순간 부터 머리를 감는 데 머리가 많이 빠지더군요, 그냥 그러려니 했는 데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도 머리가 10-30개씩 빠져있는 겁니다... 왜 이러지? 하면서 그냥 넘어갔고 머리털 러시(빠지는 탈모러시)가 계속 이어지더군요...

제가 생각할 때는 이 탈모의 가장 무서운 점 중 하나가 본인이 자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당시에는 탈모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고 그냥 일시현상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몇 개월 계속되면서 거울을 봐도 머리가 눈에 띨 정도로 없어졌고 힘이 없어지는 겁니다. 다 아시겠지만 머리숱과는 상관없이 기름이 빨리 차고 스타일이 안 나오죠... 이 쯤되면 스스로 탈모라는 것을 인정해야되는 데 간사한 사람마음이 "아, 내가 탈모일리 없어...절대 나는 아닐거야.."이러면서 인정을 하지않습니다. 그 당시에만 알았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상태가 좋아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이 다 아시겠지만 탈모 이거 정말 20대초반한테는 암만큼, 어쩌면 암보다 더 무서울수도 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한 1개월동안 매일아침 학교 가기전에 깡소주 한 병씩 까고 갔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자살시도도 한 번 했습니다. 누가 더 고통스럽다고 논할 건 아니지만 저는 원래 머리숱이 일반일들보다 적은 편이고 머리통모양도 희한하고 얼굴도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진짜 진짜 세상 살기 싫더군요...

더 골때리는 건 양쪽 이마가 대충 2-3센티정도 파 먹어들어가도 "내 이마가 원래 이랬지, 예전하고 별 차이없어"라며 탈모라는 것을 인정 안 했다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마 양쪽 파먹고 머리 가늘어지고 하던 게 어느정도까지는 급격하게 진행이 되더니 어느순간부터는 천천히 진행되더군요... 이 순간부터 모자맨이 됬습니다 ㅡㅡ;;; 머리 감고 30분 있으면 머리 푹 죽고 스타일 제가 봐도 개좆같은 데 도저히 맨정신으로 나갈 용기가 안 나더군요

진짜 그렇게 좌절의 인생을 살다가 제 작년 부터인가 대다모를 알게됬고 년말에 용기를 내서 병원에 가니 의사가 한 번 보고 프페먹으라고 하더군요, ㅋ. 그 때 부터 프카 복용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지나고 손거울을 보는 데 옆 머리 파먹힌데 머리가 좀 나있더군요 ㅡㅡ;;; 그 때서야 인정하게 되더군요... 내가 탈모였구나...씨바...

프카를 먹으니 확실히 예전보다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먼저 머리에 힘이 들어가고 두꺼워지더군요...그렇다고해서 예전처럼 회복되지는 않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예전처럼 될 것 같지는 않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만 바랄뿐입니다. 나이도 나이인만큼 직장 구할 때가 되니 생각나는 게 많습니다

탈모에 걸리면 무기력증과 자포자기가 제일 큰 적인 데 저도 아직까지 거기에서 회복이 안 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직장 구해질까 말까인데 "아, 씨발 인생 좆같네...되는데로 살지"이런 생각이 아직도 지배적이니 저도 제 자신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저도 한심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20대 초,중반,대학생이나 갓 군대 제대한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한 마디 있습니다. 탈모, 좆 같은 거 압니다. 정말 세상 싫고 짜증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무것도 안 하면 20대후반되서 직장 구하려고 할 때 후회합니다. 가끔씩 나이드신 분들이 머리도 머리지만 먹고사는 게 걸리면 머리 생각도 잘 안난다라고 하는 데 정말 사실입니다. 탈모도 서러운 데 좋은 직장이라도 있어야지요... 저도 20대 초반에는 과연 내가 이 탈모의 서러움을 극복할 수 있을 까 했는 데,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극복은 못 해도 익숙해진다는 겁니다. 지금은 그냥 "씨발넘들, 그래 보고 웃기면 웃어라" 이런 생각으로 삽니다...

지금도 솔직히 사는 게 즐겁지만은 않고 다 때려치고 싶지만 열심히 살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 할 수 있으면 성공을 하던 못 하던 보람된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족 한 마디 덧 붙이자면 "기적"같은 현상을 제외한다면 탈모에는 프카나 프페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경우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술,섹스는 탈모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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