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나이에 탈모로 속썩는 아들 가슴앓이 하는 것 보는것만으로도 마음 찢어지게 아프셨을 부모님에게 왜 이렇게 낳아줬냐는 식의 타박, 언성높였던 나날들...
2. 학창시절 누구보다 사교적이고 활발해 남들 웃기기를 좋아해 개그맨 되면 잘하겠단 소리까지 들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 만나는게 극도로 싫어지고 모자만 쓰고 다니며 대학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만 하던 나날들 (그 덕에 과 수석되고 장학금 받아 어찌보면 기뻐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는...)
3. 참다 참다 도저히 못견디겠어서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모발이식을 했고 + 프페/미녹을 병행하면서 인생 최대의 황금기를 구가 했는데 그 때 자만하고 방심해서 술마시고 담배피고 파마/염색하며 힘겹게 얻어낸 머리를 지켜내지 못한 점
4. 그럼에도 어떻게 죽어라고 피나는 7년 가까이 복용해서 겨우 현상유지 해놓고 결혼했다는 안일함(?)에 복용을 1년이나 중단해 나이보다 5~10살은 늙어보이게 된 점
5. 지금도 사실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는 상태이고 활발하게 살고 싶지만 그놈의 머리 하나로 위축되는 나 자신을 볼 때마다 골백번은 일어나는 내적 갈등 '탈모충인데 깝치지말고 쥐죽은듯이 살자' vs '사람의 가치가 머리터럭으로 증명되는게 아닌데 너무 위축되지 말자' = 하지만 현실은 탈모 오기 전에 대머리인 사람들 개그 소재로 회자했던 스스로를 떠올리며 '쥐죽은듯이 살자'를 택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마다 남의 불행을 비웃어서 벌받는 것인지 하루에도 몇번이고 후회하는 점
그 외에도 사실 떠들자면 사흘 밤낮을 울분을 토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젠 적잖이 해탈/체념의 지경에 이른 거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그래도 참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이렇게 머리 털려가면서도
연애도 여행도 유학도 다녔고 취업도 이직도 결혼도 어떻게 용케 해낸 제 자신이
대견하면서도 거지같은 탈모가 아니었다면 좀더 밝고 희망찬, 소위 더 잘난, 삶을 살고 있진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오네요....
지금은 술도 잘 안하고, 하루에 한갑씩 즐기던 담배도 끊었고 약간 수도승 같은 삶을 살고 있어
더 비참하네요, 그럼에도 머리만 나준다면 너무 행복할 거 같고 더 금욕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비슷한 심정이시겠죠??...^^;;
사람 마음 더럽게 간사해서 항상 한창 머리 털려 안좋아질때만 대다모를 찾게 되는데
속상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져 주말에 주절주절 떠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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