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때 처음 왼쪽 이마가 갈라지는 것을 느낀 후 지금까지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28살 월 50여만원 가까이하는 한방 탈모치료를 약 6개월정도 블로그 체험단을 통해 치료를 받아 왔지만
증상의 호전은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32살,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주변머리가 비어 있었지만,
끝끝내 약 따위에 의존하지 않으리라며 버티던 어느날,
엘리베이터였나?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장소에 있는 천정 유리를 통해 비치는 내 허전한 정수리의 한가운데를 포착하고 나서는
'더 이상 약에 의존하지 않으리'라는 별 시덥잖은 신념따윈 가볍게 접고
주변 선배들이 일러주던 방법대로 비뇨기과를 찾아 '제가 전립선이...' 라고 첫 마디를 건냈더니
'혹시 탈모때문에 그러시는 거냐'는 순전히 제 겉모습만 보고서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내셨던..
환자가 아닌 고객 맞춤형의 친절했던 그때 그 의사 선생님이 처음 처방해주신 프로스카를 6개월 복용 후
몰라보게 상황이 좋아 졌으나,
이제 좀 괜찮아 진것 같다 싶었던 안일한 마음도 있었고.
결혼도 했고 애도 다 낳았겠다 뭐 이러다 늙는거지라며 스스로를 살짝 포기하고 있을 요즘이였다.
회사에서 내 자리 뒤로 지나가는 상사의 탈모를 가르키는 가벼운 농담이
대다모를 가입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였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회사 생활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며 알게 모르게 항상 머리를 비어보이지 않게 쓸어 넘기는 내 모습을 느끼며,
탈탈 털려가는 자신감이
이미 오래 전부터 스스로는 '괜찮다'고 '늙어가는 과정'이라며 마인드 셋을 하지만
나도 멋져보이고 싶었나보다.
나도 바람부는날 넘어가는 내 머리에 신경쓰지 않고 싶었나보다
나도 사람들을 빈번히 만나는 일인데 그런 장소에서 머리가 비어있을까 싶어 애써 넘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싶었나 보다.
우리 애들이 아빠는 머리가 왜 매일 그래?(집에서는 일부로 까놓고 다님)라는 말에도
'괜찮아~ 이게 아빠 스타일이고, 머리가 빠지는걸 어떡하냐.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야지' 라고 쿨한척 대답을 했지만
내 안에 또 다른 나는 알고 있었나 보다 가족들에게까지 상처를 숨기고 애써 전혀 탈모에 신경쓰고 있지 않은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그도 그럴것이 나의 집사람은 나의 이런 탈모에 큰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다.
원래 그랬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걸 어떡하냐라는 식이다.
어떤 날은 '돈 모아서 내년 나 생일에는 모발 이식 할 수 있을까?' 라고 했더니, 한숨을 쉬며 '그래 해주고 싶다만, 내 차부터 바꿔야지' 라고 한다.
우리 집은 차가 2대이지만, 그 중 1대는 10년이 넘어 아내는 바꾸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건 지금 내가 타고 다니고 있다.
또 우리 집은 지난 12년간 결혼생활하며 쭈욱 외벌이를 했으며
파트타임으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며 12년간 벌어온 수익은 약 1200만원 쯤 된다.
최근 2개월은 아내가 매일 짧은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 90만원의 소소한 소득이 생기곤 있다.
하지만 이 돈의 실체는 나는 본적이 없다.
결혼초기부터 지금까지 나의 연봉의 수준이 큰차이가 없이 흘러간것이 조금 아쉽긴 하다만
회사의 업황이 그 만큼 결혼초기엔 좋았으나 지금은 썩 좋지 못하다
2010년도 쯤에 나의 연봉은 5500정도로 신혼생활하면서 외벌이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현재 연봉은 6600정도이나 12년 동안 받은 인센티브, 이직하며 생긴 퇴직금을 포함하면 그 동안 목돈으로 받은것이 1억5천쯤 된다.
현재는 약 7억정도하는 국평의 신축아파트에 살고 있으나 나는 아내에게 매달 월급을 주고나면 아이들밑에 들어가는 돈이며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아내의 말에 탈모약값 하나 받아내지 못한다.
2년 전 반려견을 처음 키우면서 반려견밑에 매달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에
내 탈모약값 아껴서 집안에 보태야지라는 허접하고 소심한 생각이 어쩌면 내 스스로 하여금 아내에게 나의 가치를 반려견보다도 못하게 만든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참 길었지만 지금까지가 서두!
이제와서 빠진 머리를 되돌릴 순 없지만, 빠질 머리라도 막고 또 이식도 해보고 싶어 여기 대다모를 찾아왔다.
아... 탈모 12년차이지만, 탈모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나는 탈린인가.
☞ 본 게시판에서 모발이식 수술 후기는 신고 바랍니다. (삭제 및 탈퇴)
댓글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