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남성형 탈모가 있습니다.
10년이 넘었구요.
그 동안 모자만 써왔습니다.
아무도, 심지어 같이 사는 가족들도 제가 탈모가 있는걸 몰라요.
아니 정확하게는 왜 모자를 쓰는지 다들 짐작은 하겠고 농담반진담반 물어오기도 하지만
아무에게도 모자 벗은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요.
내 머리에 호기심을 가지지 않는 지인이 있다면 얼마나 고마운지요.
피나스테라이드 처방 때문에 작년 재작년 피부과를 다녔지만
의사 앞에서조차도 모자를 벗지 않았네요.
모자 벗기를 강요하지 않는 편한 곳이었는데 그 곳이 문을 닫는 바람에 약 복용도 중지된지 1년입니다.
대신 쏘팔메토와 아연, 카테킨으로 DHT억제를 시도해보았습니다.
여전히 증상은 진행형이지만요.
이런 말 못하고 보여줄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살아온 불편한 시간이 10년도 지났네요.
저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신체적인 병이 아니라 마음의 병으로 아팠던 것 같습니다.
본래의 자신을 찾고싶어요.
탈모 관련 기사가 뜨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클릭하고 즐겨찾기를 해두곤하지만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부딪치기 보다 회피로 일관해서 대다모도 오늘에야 가입햇네요.
전문적인 치료의 적기를 놓쳤다는 후회도 있지만 득모의 희망은 버리지않고 있습니다.
처음 입 밖으로 털어놓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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