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이라도 wrote:
> 예전에 무스 바르고 다니던 때가
> 가슴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
> 멋있게 보인다고 맨날 모자 쓰고 다니던 때가
> 뼈저리게 후회될 때가 있습니다.
>
> 내 나이 스물 여섯.
> 누가 봐도 이마가 훤하고 머릿속도 훤합니다.
>
> 사람들 시선이
> 내 눈을 살짝 빗겨나 위로 올라가면
> 가슴이 철렁, 억장이 무너지는 듯...
> 머리숱 없다고 놀리던 선배와 쌈질도 하고,
> 내 머리 만지던 한 놈은 술김에 죽도록 팬적도 있습니다.
>
> 명절 때 친척들 다 모이면 꼭 한 소리씩 합니다.
>
> 슬픕니다.
>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
> 되먹잖은 충고나 늘어놓을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 하지만 따져 보면 탈모가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
> 오늘 까치산역에서 꽃집을 하는 어떤 남자를 보았습니다.
> 한 쪽 다리를 절고, 발음이 새고, 얼굴 표정이 어색한...
> 흔히 말하는 장애자였습니다.
>
> 그분들 정신은 또렷하답니다.
>
> 그런데 그 꽃을 파는 남자, 웃음이 꽃처럼 밝았습니다.
>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그분들에게
> 머리털 몇 가닥에 세상과 인생을 원망한 내 자신이 미워지더군요..
>
>
> 다른 사람의 작은 고통도 이해할 수 있는,
> 그래서 그들의 아픔을 배려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사람은
> 그 고통과 아픔을 겪어본 사람들입니다.
>
> 저는 이 사이트에서 탈모자들이
> 바로 그런 사람들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 "행복하게 살자구요"
>
> ->답변 : 얼릉 치료를 시작하십시오.
> 그 무엇보다도 '내일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
전 언제 부턴가 부터는 친척들을 아예 만나고 있지 않습니다. 친척분이 돌아가셔도 전 가지 않았습니다. 사촌동생이 휴가 나왔다고 보고 싶다고 해도 전 가지 않습니다. 나갈때는 모자 없이는 어디도 가지 않습니다.
이젠 모자가 정말 싫습니다. 찬바람을 그래도 맞아보고 싶어도....
할수가 없군요..
여자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어제 버스를 타고 오는데..
뒤에 앉은 여자 둘이서 대머리가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이야기 하더군요..
정말 슬펐습니다. 왜 이 젊고 젊은 나이에 이런 저주에 밤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지....
정말 사람들 만나기가 두렵습니다.
복학 날짜도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정말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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