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곳에 들락거린지는 몇달 되지만, 첨으로 몇자 적업봅니다.
전 28세의 직장인입니다.
"눈물없이는 읽지못할 대머리의 비애"란 제목의 게시물과 그답장들을
읽어보니, 정말 같은 심정으로 가슴이 메이더군요.
저도 어디 하소연할곳도 없고, 여기에 한줄이라도 올리지 않으면 미쳐버릴것
같이 답답한심정에 넋두리라도 할려구요.
어쩌면 저하고 그리도 똑같은 사연들인지 원...신기하기까지 하군요.
저도 3년전까지만해도, 거칠것없는 청춘이였죠.
저는 원래 남들보다 머리숱이 2배는 많았어요.
왜 머리숱이 많으면 미련하다고들 어른들도 그러셨죠.(차라리미련하고 싶어요)
전 원래 머리중앙부분에 어릴때 다친상처때문에, 500원짜리만한 땜빵이있어요.
그런데도 워낙 머리숱이 많아서, 군대서도 아무도 눈치를 못챌정도였다니까요.
그러나 3년전쯤, 어느날 미용실에 갔는데, 그집은 첨간곳이라 아가씨하고 친해져볼까하고, 이런말 저런말하면서 이발을 하다가 "제머리숱이 좀 많은편이죠?"
하고 물엇더니, 아가씨는 정색을 하고 "아뇨 머리숱이 오히려 적은편이네요."
하더군요. 충격적이였죠.
그후 머릴감을때마다 수백개씩 빠지는 머리칼을 발견했고, 3년이 지난지금
머리걱정때문에 머리가 더 빠지는것같아요.
수많은 발모제를 발르고 머리맛사지를 하며, 노력도 했지만, 지금은 거의
포기를 하고 그냥 지냅니다.
몇년전에는 회사에서 과장님이 들어오시면 " 앗 ! 눈부셔 "하고 과장님을 놀리던 저였습니다. 과장님이 대머리셨거든요. 부장님도 대머리여서 두분이 함께
있을땐 "앗! 쌍라이트다" 하며 역시 놀려드렸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분들을 볼때면 묘한 동지의식을 느끼곤 합니다.
그때 그분들을 너무 많이 놀려서 벌을 받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지금 저도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고, 회사다니기도 싫습니다.
사람들 만나기가 두렵고, 학교다닐때와 회사입사 초기엔 전속MC였는데,그활달하던 제가 이젠 머리때문에 앞에 나서기가 두렵습니다.
어젯밤에 사귀는 여자가 전화를 했더군요.
아주 멀리에 사는 여잔데, 몇달에 한번 만나죠. 둘이 너무나 시간이 바빠서...
자기친구(나도잘아는친한친구)가 다음달에 결혼하는데, 친구 남편될사람이랑
우리랑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전 지금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머리때문에 자신감이 없어서지요. 친구의 남편될사람은 사진만 봤는데, 아주
늠름하고 멋지게 생겼더군요. 왠지 비교될것이 싫어서 가기가 싫습니다.
좋은 생각만 하고 밝고 희망적인마음을 가질려해도, 역시 우리에겐 현실이라는
높은 벽은 좌절감을 심어주네요.
그래서 힘내시란 말 그런말 위로도 되지않는말대신 저의 심정을 적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털어놓으니, 가슴이 좀 후련해 지는군요.
하지만 사람이란 간사해서 마지막엔 항상 이런말을 하고 마는군요.
20기에 극복할수없었던 수많은 문제들이 이제 21세기엔 극복될수 있으리란 막연한 희망을 가져봅니다. 동지여러분! 그때까진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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