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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결여된 것

  • 26년 전

  • 1,098
0
"어제 봤던 제 친구말예요, 잘생기지 않았어요? 피부도 좋고..."
아는 후배가 나에게 한 말이다. 물론 그 말을 한 후배는 피부가 안좋다.
"난 네가 부럽다. 잘생겼잖아. 머리도 작고..."
소시적에 나도(!) 위와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내게 꺼낸 녀석은
공교롭게도(?) 큰바위얼굴이었다.(지금 만나도 나에게 그때같은 말을 해줄런지는 모르겠다.. 머리숯은 적어졌어도 머리가 커진건 아니니까)
'잘 생겼다~' 뒤에 붙는 말을 살펴보면 그 말을 꺼낸 사람의 의중을 대략 알아챌수 있다. 나도 잘생긴 사람을 보면 이렇게 생각한다.
'잘생겼네... 머리결도 좋고...머리숱도 많고...'
입밖으로는 머리숱 많아서 좋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그 말을 하는 순간 머리가 빠지는 내자신이 초라해 보일 것도 같고,
그 말을 듣는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머리숱 많고 적음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까. 그 사람들은 스타일에만 신경쓰면 되지않나.
사람을 볼 때 얼굴에서 자연스레 머리로 올라가는 시선 움직임은 내 머리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고등학교때부터였다. 타인을 볼 때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나도 사람인지라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만약... 나에게 자랑스런(?) 풍성한 머리카락들이 있다면, 이렇게 살지는 않을텐데... 하고 가혹한 운명을 탓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절대 꿀릴것 없는 상황(머리카락 이 풍족한 상황)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의아해 하기도 했다. 내가 만약 머리숱이 다시 많아진다면, 염색도 하면서 멋도 부릴 것이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긴 여행도 즐겨보고, 수영장에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여러 아르바이트도 하면서(주로 몸으로 뛰면서 땀을 흘리는) 돈도 벌고... 정말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머리숱이 많아지면 이렇게 알차게 살 수 있을텐데... 라고 아쉬워하는 경험은 내가 만약 정상인(?)이었다면 겪어보지 못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이게 탈모증상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라면 효과일까...
멋진 삶에 대한 강한 열망과 겸손, 이는 탈모를 경험하는 젊은 사람들의 고민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된 결과다.
그러나 삶에 겸손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탈모를 택하라면 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을 볼 때 머리카락이 일차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이 고질병을 누가 건전하다고 보겠는가. 이따금 밝은 곳에서 거울을 보기가 싫어지는 느낌은 탈모가 진행되는동안 겪는 비애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관심과 호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더구나 그사람이 내성적이기라도 한다면, 그 경과를 지켜보고 이겨내는데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그 과정 또한 허송세월이 아니더냐...
어쨌든, 일반적인게 좋은거다.
탈모 6년 차...

... 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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