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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밝혔습니다....coming out...

  • 25년 전

  • 2,001
0
지난번에 마흔을 바라보신다는 탈모 선배님의 "모자를 벗어라" 충고를 듣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요즘 너무나 힘들고...또 힘들어서 학교도 나흘동안 안갔었습니다. 시험기간인데도.

머리가 많이 빠져 작년 이맘때 빡빡깎고 모자쓰고 다녔었어요. 그동안도 많이 빠졌고 벗기가 너무 두려웠습니다.

1년이 지났는데 왜 모자를 안벗냐고 가끔 물어봅니다. 그래도 절대 안벗었습니다. MT가서 잘때도 쓰고 잤습니다.

굳은 결심 했습니다. 모자쓰고 무덤가지 않을거면..언젠가는 벗지않겠는가...

오늘 벗고 학교를 갔습니다. 제가 동아리도 하고 과활동도 하고 그래서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슨 구경 난것처럼 모여들어서 제 머리를 구경하는데.. 너무 괴로웠습니다.

내 맘아플까봐 일부는 못본척 해준 친구도 있지만..그 사람들도 옆사람이 제 머리갖고 농담하면 피식피식 웃더군요.

얄미운 사람들은 아예 제머리를 잡고 밝은 데 비추어보면서 놀리더군요. 하도 제머리를 쎄게 잡아서
그때 한 10의 머리카락이 빠져서 제 눈앞으로 둥실둥실 내려앉더군요. 야속한 사람들.

그래도 저는 끝까지 제 곁에 있어줄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맨대가리라도 내곁에 있어줄 친구,
머리갖고 고민한다고 불효만 해드린 어머니, 발모제 광고만 있으면 찢어서 갖다주던 누나,
지금은 마구 놀리지만 진짜 걱정되는 눈으로 째려보는 동생..(-_-)

그 사람들 생각하면서 참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대머리다. 앞으로 머리가 많이 나게될 대머리다'하는 혼잣말을
계속 되네었어요. 그래, 지금 나의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이제는 "머리숱 많아졌네"하는 얘기만 들을꺼다..

전 대학3학년입니다. 1학년때부터 빠져서 힘든 2년반을 보냈습니다.

오늘 제가 아는 사람을 다 본게 아니니까 내일도..모레도 오늘과 같은 투쟁을 벌어야겠지요.
아무리 웃음거리가 되더라도 오늘처럼 되내이고..되내이면서..견뎌야겠죠.

옛날에는 거울보는게 취미였습니다. 외모에 너무나 자신있었으니깐..
그만큼 거울이 저주스럽습니다. 요즘은.. 하지만 화장실가서 거울은 왜글케 자주쳐다보는지.
저는 연예인이 꿈이었어요. 하지만 그거말고도 저한테 어울릴 일이 있겠죠.
얼굴은 뜯어고쳐서 스타를 만들수 있지만.. 키랑 머리숱이랑은 안되니깐 그 두가지가 기본자격이라더군요.

얘기가 쓸데없는 곳으로 빠졌군요.(빠졌다는 표현이 싫습니다.)
동지여러분 우리 힘냅시다. 위에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런 표현 함부로 써두 되나 몰라.
함부로 썼다면 죄송하고
개그맨 홍석천은 대머리 커밍아웃하고, 뒤따라 동성애자 커밍아웃하고..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대단하죠.

내일도. 모레도 오늘과 같은 결의를 가지고 투쟁해야겠군요. 건투를 빌어주십시오.
그리도 여러분..꼭 힘내시고 멋진 연말, 멋진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옆에서 동생이 자꾸 째려보는군요...^^

p.s. 제 넋두리였다면 죄송합니다. 혹시나 다른 분들께 힘이 될까 해서요..^^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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