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양귀자님의 소설 '모순'을 군대있을때, 짬밥도 안되는데 소대고참들이 나와 막내만을 남겨놓고, 한달짜리 파견을 가버리는 바람에 읽을 기회가 생겼었다. 읽을 당시 사회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을때였다. 그런데로 잼있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특히 가슴에 와닿는 구절이 있었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수 없어한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 할 수 없다.'
읽을 당시에도 상당히 공감하였던 부분이지만, 지금 왜 그리 저말이 가슴에 와서 박히는 지.....
난 정말 너무 너무 괴롭다. 원래부터 이마가 넓었고, 옆에서 보면 판판하게 생기질 않고 둥그렇게 생겼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학교때도 이마 넓다고 놀림을 받을때도 있었다. 고등학교때 머리가 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때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던가 같다. 머리가 점점 얇아지며 구부러지기 시작했던것같다. 그러다가 군대를 갈때쯤 22살정도부터 본격적으로 탈모가 시작되었던것 같다. 지금은 앞으로 내리면 거의 박상면과 흡사, 가르마를 타서 빗으면 한때 순풍시절 박영규...
외출할때 항상 모자를 쓰고 나니고, 다른 분들처럼 모자를 벗어던질 용기도 없다. 구준엽처럼 머리가 작고 잘생겼다면 진작에 빡빡 밀었을것이다.
가뜩이나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아닌데.. 군대제대하고, 더욱더 소심해지고, 내성적으로 변하는거 같다. 여자친구는 커녕, 가까운 친구들 이외에는 만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지금 말한 나의 얘기... 아마 여러분들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글을 이곳 대다모에 어느정도 나오셨던 분이라면 최소 열번정도는 읽으셨을 것이다. 바로 그거다. 내가 이곳 대다모에 오는 이유...
나의 불행을, 나의 상처를, 나의 불행보다 더한 불행에, 아니면 그에 상응하는 불행을 보며 위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이렇듯 나와 같은 상처를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원빈이나 송승헌같이 얼굴 돋나게 잘생기고, 머리숱빽빽한 놈들이 '외면보단 내면이 중요해..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과...어느것이 우리에게 위로가 될까...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단 한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라는 말 하나...
당신 주위에 모든 사람들은 앉아있거나 누워있는데 자신혼자만 서있다면,, 이세상에 당신처럼 힘들고 괴로운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입에 거품물며, 완전군장 행군에 구보에 뺑뺑이 치고 있는데, 당신 혼자 가만히 서있다면, 이세상에 당신처럼 편하고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신은 똑같이 서있었을 뿐인데, 가장 괴로운것과 가장 행복한 것을 다 맛볼수가 있을것이다.
머리에 숱이 빽빽하고, 외모에 자신이있고, 당근 외모가 내면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곳 대다모에 와서 글을 읽는다면, 속으로 얼마나 조소할까.. '불쌍한 놈들.. 어떻게 사냐??, 나같음 죽어버리겠다'
희박한 가망성을 희망하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사람들, 수백, 수천만원어치 약값 병원비를 들여가며, 살지죽을지도 모르는데 집안살림거덜내가며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이 만약 이 대다모에 와서, 여기있는 글들을 읽는다며...
'이런 정신상태 썪어빠진 새끼들!!!'하며 욕할지도 모른다.
'사지가 멀쩡하면서, 머리빠지면 돈몇백들여서 심어도 되고 가발써도 되면서, 죽내사내 못살겠네하는 꼴 한심해서 못봐주겠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깟 머리빠지는 것 때문에 소중한 삶을 포기하려한다고 우리를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런사람들..우리들 보다 더한 불행을 겪는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왜 없던 힘과 의욕이 생기는 걸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역시 다른 사람의 상처만큼 나의 상처를 위로해 줄수있는 것은 없다.
양귀자님의 말대로 그게 인간인가보다.
.......
난 외면보다 내면이 중요하단말을 믿지 않는다. 물론 그런 상황도 있겠지만, 엄연히 내면보단 외면이 훨씬 중요하게 받아드려지는 상황이 비일비재한게 현실이다.
직업엔 귀천이 없단말,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단 말과 똑같다.
현실적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천한직업이 있기에 그런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직업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생겼을 것이고, 분명 과정보단 결과가 비교도 할수 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가 안좋아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기위해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단 말이 생겼을 것이다.
역시 엄연히 내면보단 외면이 중요하게 받아드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상황에서 외면이 안좋은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사용되는 말일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난 앞으로 험난한 길을 가야한다. 가뜩이나 험난한 길...
이놈의 머리가 몇배는 더 험난하게 만들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복학, 취직, 연애, 결혼, 사회생활, 아직 20대 젊은이의 인생을 험난한 가시밭길로 만들고도 남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난 또 죽고 싶을때도 있고, 어디 절로 들어가 버리고 싶을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못난 인간이 얼마나 못났는지.. 용기가 없다. 죽을 용기도 없고, 모든걸 버리고 절로 들어가 버릴 용기도 없다.
결국에 난 그 험난한 길을 험난한데로. 가시에 찔려가면서 상처를 안고 그냥 계속 살아갈 것이다. 내가 간절히 하고싶어하는 일을 위해 원하는데 취직을 못한다면, 먹고살기위해 취직을 할것이고, 못난 외모때문에 연애한번 못한다면, 나이가 차서, 중매라도 봐서 대충 맞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살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게 현실임을 난 너무도 잘안다.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은 그때 그 상황, 상황에서 단지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고선 좋은결과라면 기쁘게,, 안좋은 결과라도 어쩔수 없이.. 받아드리면서 살수 밖에 없지 않을까?
부디 대머리이기때문에 최선을 다할 기회조차 박탈당하지 않기를 바랄뿐...
나보다 더한, 또는 나와 같은 불행과,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 삼아, 그냥 그렇게 살아갈 것 같다.
때로는 나보다 덜한, 또는 나와 같은 불행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반대로 내가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그냥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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