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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단속

  • 24년 전

  • 3,833
0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유독 교련 선생님이 학생들의 머리 길이에 대해 민감하셨습니다.
교문에서 안 걸린 날은 교련시간에 불려나가 허벅지가 붓도록 맞기도 했습니다.
첫 시간에 안 깎으면 2대, 다음시간에 안 깎으면 4대, 그 다음시간 6대.. 뭐 이런 식이었죠.
전 교련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싫었습니다.
게다가 그땐 같은 학교에 사귀는 여자애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3살된 아들을 둔 엄마가 되었지만..
아이들과 의기투합했습니다.
모두 9명이서 만원씩 걷었습니다.
끝까지 개기는 놈이 다 먹기로 한거죠.
결과는?
제가 먹었습니다.
덕분에 교련시간마다 제 엉덩이와 허벅지는 불이 났고 일부러 조퇴도 하고 아픈척 양호실에도 가 있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제가 그 역할을 하게 되었네요.
모 중학교의 체육 교사인데 월요일 아침엔 제가 교문지도를 하지요.
알죠?
교문에 서서 교복, 명찰, 두발 이런거 적발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요.
안 할수도 없고..
참 아이러니 한건 저도 그렇게 머리 깎기가 싫었으면서 이 자리에 서니 머리 긴 아이를 보면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더군요.
왜 다른 아이들은 다 교칙을 지키는데 그 아이들은 교칙을 안 지키는 거냐, 뭐 그런거죠.
머리를 짧게 깎고 다니는 다수의 애들이 바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머리 긴 아이를 적발하면 일단 앞머리를 들쳐 봅니다.
이마가 넓진 않은가..
숱이 적진 않은가..
혹시라도 상처를 줄 까봐 말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버지 머리숱 많냐고 묻고 싶습니다.
아무런 징조도 보이지 않으면 비로소 머리를 깎으라고 합니다.
이런 제 마음을 누가 알겠습니까?
한번은 옆반 선생님이 자기 반 애가 하두 머리를 깎지 않자 저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얘 머리좀 깎게 해 달라고 말이죠.
그 선생님이 처녀라 우습게 본 거죠.
저한텐 머리 깎고 오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안 지켜서 데리고 나갔습니다.
학교 근처의 미장원에 가서 스포츠로 깎아달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깎겠다고 약속을 했으니까 그 애도 암말 못하더군요.
다 깎고 나와서 차에 태웠습니다.
담배를 한 대 물고 아이한테 물었습니다.
"열받는데 너도 한대 빨래?"
그랬더니 "예"하는 겁니다.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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