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제목에 발각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왠지 이상하네요.
발각이라..
뭔가 나쁜짓 하다가 들키는걸 발각이라고 하지 않나요?
들통이 오히려 났겠네요..
다름이 아니고..
어젠 저희 장인어른의 생신이었습니다.
장인어른(저는 그냥 아버님이라 부릅니다), 장모님(역시 어머님이라 부릅니다), 처제(그냥 이름을 부르죠), 와이프, 그리고 저 이렇게 5명은 고기집에 들어가 앉아서 주문을 했죠.
밑반찬이 나오고 고추가 먹음직하게 보이길래 하나를 집어서 된장을 찍어 한입 베어먹는 순간, 저희 장모님께서..
"너 가발썼니?"
하시는 겁니다.
너 혹시도 아니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물으시는 겁니다.
순간 입에 들어온 고추가 왜그렇게 맵던지요..
밑에서부터 열기가 확 느껴지더군요..
다음은 장모님과 저의 이어지는 대화입니다.
나 : "아니요.. 왜요?"
장모님 : "근데 너 꼭 가발쓴거 같다"
나 : "왜 그렇게 보이세요?"
장모님 : "가름마 부분이 이상한게 꼭 가발같다 얘.."
처제 : "아이~ 엄마는.. 오빠가 스프레이 뿌려서 그렇지 설마 가발이겠어? 오빠 올빽으로 한번 해봐"
와이프 : "이 사람은 올빽 안어울려"
장모님 : "하기야 젊은 사람이 벌써.. 근데 너 조심해야겠더라. 너희 아버님 보니까.."
등등의 얘기가 오갔죠.
어떤 상황인지 더이상 말 안해도 아시겠죠?
한참동안 대머리에 대한 얘기만 오갔답니다.
대학교 1학년때 부터 사귀었고 8년 연애후 결혼했으니 처가집에서도 아는게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전 철저히 숨겼죠.
머리가 빠진 후에는 잘 놀러가지 않았습니다.
집 앞에서 기다리긴 해도 들어가진 않았죠.
예전에 처남이 저희 와이프한테 제가 나중에 위험할 꺼라고 하며 눈치는 챘지만 나중에 가발을 하고 가니 웃더군요.
선생님이 되면 꼭 그렇게 머리를 내리고 단정하게 다녀야 하냐면서..
전혀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장모님이 미장원을 하시기 때문에 금방 알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참 오래도 갔죠. 안 들키고..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다가 결심을 했습니다.
뭐 흉도 아닌데 솔직히 말하자.
부모님 같으신 분들인데 뭐 어떠냐..
내 의지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말씀드려서 가발 맞습니다.
군대 갔다오니 머리가 빠지더군요.
그래서 했습니다.."
장인어른이 그러시더군요.
대머리가 되야 잘 산다구요..
그냥 웃었습니다..
다음에 저희 집에 놀러 오시면 그냥 가발 벗고 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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