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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 24년 전

  • 933
0
가발을 벗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1년 이상 열심히, 정성들여 애용했는데 그냥 벗고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
얼마전 체육대회였습니다.
프로그램 중 사제간 축구대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축구 우승반이랑 할까 하다가 그러면 저희가 안될 것 같아서 (나이 많은 선생님들 때문에) 각반의 반장들 11명과 남교사 11명은 그야말로 혈투를 벌였습니다.
예전에 학교다닐때 사제간 축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발 쓰는 사람이 뛰는 것에 약한거 다 아시죠?
열심히 뛰면 머리가 이상해 지거든요.
아침에 무스를 바르고 갔었죠.
그러면 뛰어도 머리가 날리지 않으니 그럭저럭 괜찮아요.
게임중 저한테 센터링이 날아왔습니다.
예전같으면 당연히 날아올라 강력한 헤딩슛을 날렸을텐데..
잠시동안의 갈등, 그리고 고민..
'멋있게 헤딩을 해서 첫골을 뽑아 환호를 받는다.
아니야, 그러다 잘못되면? 전교생과 모든 교사가 보는 앞에서..'
결정을 했죠.
그리곤 날아올라..
헤딩하는 척 하고 뒤로 흘려주었습니다.
무슨 배구에서 시간차 공격도 아니고..
암튼 뒤에서 달려오던 다른 체육선생님이 헤딩을 했지만 골대를 벗어났죠.
운동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벗고 싶습니다.
다른 직업도 아니고 매일 뛰어야 하는 사람이 가발을 쓰고는..
게다가 지금은 중학교에 있지만 고등학교로 빨리 가고 싶거든요.
근데 고등학생 정도 되면 눈썰미가 좋잖아요.
한가지 방법은 여고로 가서 왠만하면 같이 안뛰는 거죠.
여자애들하고 같이 뛸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이미 결혼해서 집에가면 어여뿐 마누라도 있는 사람이 뭘 그렇게 누구한테 잘보이겠다고..
전에 삭발한 적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두상이 바쳐줘서 괜찮다는 사람도 종종 있었는데 (위로의 말인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삭발하고 선생할 수도 없고..
가발만 쓰면 인생이 달라질줄 알았는데 어쩔수 없나봐요..
만약 자식 학교에 담임을 만나러 갔는데 담임 머리가 삭발이라면 자식 맡긴 부모 심정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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