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매일 빈둥거리다가 간만에 공부를 하려고 학교에 갔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려고 대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새벽같이 갔는데도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바글바글 하더군요.
두리번 거리다 맘에 드는 자리를 발견하고 앉았습니다.
책을 폈습니다. 근데... 10분도 안되서 잠이 오더군요.(-,.-;)
정신을 차리려고 냉큼 인나서 세수를 했씀다... 커피도 마셨씀다... 체조도 했씀다...
다시 자리로 돌아 왔습니다.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종일 잤습니다... zzzz
훌륭한 사람은 아무나 되는게 아닌가 봅니다. ㅜ.ㅜ
휴학 했던 친구들이 아직 4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침 질질 흘리면서 자고 있는데 시험 끝이라고 술 한잔 하자고 하더군요. 갔죠...
가끔 가던 술집이 미성년한테 술 팔았다가 몇달동안 문 닫았었는데,다시 열었더군요.
생전 하지도 않던 신분증 검사... 빡 쎄게 하더군요.
근데 이게 웬일... 신분증을 안갖고 간거 있죠.
얘네 친구라고... 27이라고... 어디가 미성년 같냐고 한창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얄짤 없더군요. 피도 눈물도 없는 자식...
종업원 曰, "신분증 검사 안하면 사장님한테 혼난다고. 또 문 닫으면 니네 책임"이라고 했다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동네 술집이 다 신분증 검사를 빡 쎄게 한다더군요.
어떻게 합니까... 친구들 투덜거리면서 그냥 가자고 일어났습니다.
그때... 제가 "잠깐~~" 그러면서 모자를 벗었습니다, 하루종일 눌려서 엉망이 된 훌러덩 머리를 신분증 대용으로 이용했습니다.
제 친구들 웃고 난리 났습니다. 너 끝내준다고... ㅠ.ㅠ
옆 테이블에서 뭔 일인지 다 쳐다보고... 젠장...
당황해 어쩔줄을 모르는 종업원한테 "이래도 안돼요?"했더니만 됐다고 하더군요.
멀러져 가는 종업원을 보며 한마디 날렸죠... 시방새!!!
친구들 자지러지고 숨 넘어가고...
아마 이것들 내일 학교 가면 떠들고 다닐겁니다.
저의 슬픈 전설이 하나 추가되겠군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오늘 제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머리숱 없는건 죄도, 흠도 아니라는 생각을 언젠가 행동으로 옮기려 했었는데... 오늘 얼떨결에 해버렸네요.
그래도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습니다. 조금 대견하기도 하구요.
앞으로 그 술집 갈땐 신분증 필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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