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님의 글을 보니 갑자기 저도 촬영하던 날이 생각나는군요.
3시간이면 고생도 아니죠.
저희는 아침 9시에 압구정동에 있는 스튜디오에 가서 스튜디오 촬영하고, 카페촬영하고, 나가서 야외촬영하고 밤 10시가 넘어서 끝났는데요..
처음엔 별거 아니겠지 하고 웃으면서 했는데 나중엔 짜증도 나더군요.
모델들은 거저 돈버는줄 알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억지웃음 계속 짓고 있으려니까 나중엔 얼굴에 쥐가 나는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때가 가장 재미있었던것 같고 그립습니다.
사진도 그만하면 잘 나온 편이구요. (나중에 용기나면 여기다가 한번 올릴께요)
저역시 가발 때문에 조금은 마음고생 했었죠.
보통은 스튜디오 가면 스타일리스트들이 머리를 다 만져주는데 우리야 어디 그럴 수 있습니까?
집에서 미리 머리 다 만들어놓고 갔죠.
왜 머리를 다 하고 왔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제가 직접 해야한다고 하니까
"어머~ 신랑님이 되게 예민하신가 보네요.."
하더군요.
얼굴에도 메이크업 조금 하잖아요.
약간의 파운데이션에 립그로즈..
앞머리를 들추고 이마를 바르려고 하는거예요.
순간 당황했죠.
그리고 짧은 시간의 갈등..
'내가 한다고 할까?'
'아니야, 어차피 아는 사람도 아닌데 가발인거 알면 좀 어때?'
'그래도 우리 나가고 나면 자기네들끼리 웃는거 아냐?'
그러다 그냥 눈 딱 감고 가만히 있었죠.
그랬더니 앞머리를 들추고 파운데이션을 바르더군요.
근데 제가 무스와 스프레이로 떡칠을 해놔서(칼라 스프레이 뿌렸답니다) 앞머리가 잘 안올라가나보더라구요.
그냥 보이는 데만 대충 바르고 말더군요.
결혼식 날 메이크업을 할 때에는..
옆에서 다른 남자도 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그 남자 앞머리에 길다란 집게가 물려있는 거예요.
아시죠?
미용실에서 여자들 머리할때 앞머리 흘러내리지 말라고 물려놓는 집게..
전 기겁을 했죠.
그걸 제 앞머리에다 물려서 앞머리를 까고있는 생각을 하니..
조용히 말했죠.
" 저.. 이거, 제머리 아니거든요.."
웃으면서 그러더군요.
걱정하지 마시라구..
그러더니 앞머리를 무슨 귀중품 다루듯이 살살 옆으로 넘기며 파운데이션을 바르더군요..
어쩌겠습니까?
다 우리 팔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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