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어떤 분이 추천한 시집(털없는 원숭이의 비가)를
오늘에야 사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시인 이세혁님은 79년 생으로 현재 방통대재학중이라고 하는군요.
어떤 이유에선진 모르겠으나 시인은 몸에 털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
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머리는 물론이고...)
데즈먼드 모리스가 인간을 의미하는 뜻으로 '털없는 원숭이'라는
낱말을 썼는데...이 시의 제목에서는 인간 이상의 뭔가 심오하고 처절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는것 같습니다.
담담한...그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싯귀 하나하나엔 시인의 눈물이
젖어 있는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 집니다.
털없는 원숭이의 비가 - 1
온몸에 털 없이 거리를 지나다가
노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슬슬 피해 다니는 것도 억울한데
아버지 없이 태어났다고
손가락질까지 받고 있네.
털 없는 원숭이 한 마리,
오늘도 방구석에 처박혀 시를 쓰네.
뭇 사람들 속에 섞여 살지 못해
먼 곳까지 떠나와 그가 정착한 곳은
한 달에 칠만 원짜리도 안 되는
기울어져 가는 지붕의 천장 낮은 방 한 칸.
삶이 덧없어라, 사랑이 덧없어라.
단지 온몸에 털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
신실한 회사원이 되지 못한 까닭 어이 알리.
단지 온몸에 털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
사랑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 아닌 원숭이 꼴이 돼버린 까닭 어이 알리.
삶이 무서워라, 사랑이 무서워라.
털 없는 원숭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방구석에 처박혀 시를 쓰는 것뿐이네.
PS.
동지들 주말 잘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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