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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호박에 줄 그었습니다.

  • 24년 전

  • 1,585
0
안녕하세여..설들 잘보내셨죠..
전 오늘 친구와 함께 미장원에 가서 그동안 별러오던 염색을 드디어 했습니다.
군대제대한지 이년이 다되가는데..첨으로 미장원에 갔네요..그전까진 한달에 한번씩 목욕탕에 딸려있는 이발소를 이용했었죠..ㅠ ㅠ
친구도 저의 탈모상태를 알기때문에..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건냈죠..자기가 가는 미장원에 같이 가자더군여..우리동네 모아파트단지내에 있는 미장원인데, 큰길옆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여다 볼수 있는 그런 미용실이 아니라, 그곳으로 가기로했죠..손님들도 별로 없는 지를 확인하고..^^
가보니 정말 손님들이 별로 없더군여..아줌마 몇분정도..친구는 곱슬머리라 스트레이트를 하고 전 염색을 한다고 했죠.
친구와 둘이 잠시 기다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죠..전 그동안 자신감없어 안했던 얘기들을 친구한테 털어놓기 시작했져.. 그런데 친구와 탈모등에 대해 얘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양동근, 이정제, 정우성, 박찬호 등 이곳 대다모에 거론되어 논쟁거리가 되었던 유명인들 얘기가 나오더군여.. 탈모가 아닌 내친구의 얘기에도 그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걸 보니 그들의 탈모진행여부는, 우리가 탈모라서 너무 유심히 봐서 그렇게 보이는것만은 아닌거 같네요..일반인들이 보기에도 탈모가 진행되는걸로 보이긴 보이나봐요..
그리고 스트레이트는 오래걸리는거라 친구먼저 시작하고 전 기다리면서 잡지를 보며 머리색을 고르고 있었죠..
근데 이게 왠걸 젊은 여자들이 들어오기시작하더니 여고생 여중생들까지..괜히 쪽팔리기 시작하더라구여..머리자를때 내 앞머리를 이리빗고 저리빗고 할텐데...그때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이 신기하게 쳐다보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 역시 탈모가 저라는 인간을 너무 소심하게 만든거 같더군여..
전 우선 지저분하게 자란 앞머리를 자르고, 밝은 톤의 갈색으로 염색을 하려고했죠..
너무 밝은 노랑색이나 오렌지색같은건 저두 이십대가 꺽인지라, 나이도 나이고, 워낙또 제얼굴이 동안과는 거리가 멀어, 엄청난 언바란스를 보일꺼 같아 포기했죠.. 제가 모델로 생각하고 있던 스타일은 축구선수 김남일이었습니다.
국가대표축구경기를 즐겨보시는 분이라면, 김남일 선수의 헤어스타일을 아실겁니다. 제가 생각했던 머리는 그런스타일이었죠..
어쨋건 전 미장원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너무 큰거 같아..은근히 걱정을 하면서 아주머니에게 모기소리처럼 조용한 소리로 앞머리숱이 적은거를 감안해 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죠..그러자 그아주머니는 평소목소리보다 적은 소리로 '그러게..' 하더니 '신경많이 쓰이겠네.'하시더라구여..그리고 '지금도 빠지고 있는거냐'고 묻기도 하구요..ㅠ ㅠ
그때 목소리가 좀 크더라구여..ㅠ ㅠ
어쨋건 이발소에서 자를때 보다 훨씬더 제 머리모양을 신경써주는거 같고, 조금이라도 숱이 덜적어보이게 하려고 신경써주시는거 같아 그런데로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이리저리 넘길때도 엠자가 깊숙히 파인부분은 그리 티나지 않게 살짝 머리핀으로 고정시켜주는등, 이발소에선 느껴볼수 없는 섬세함을 느낄수 있었죠..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 아주머니들이나 아가씨, 여학생들도 아무도 남머리하는데 신경쓰는거 같지는 않더군여..단지 저의 자격지심이었을뿐, 테레비보고, 잡지들 보느라 남 머리하는데 전혀 신경 안쓰는거 같더군여..
어쨋건 염색을 하였고, 저는 그런데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훨씬 생각했던거 이상이더군여.. 제가 의도한데로 '축구선수 김남일 같다'는 소리도 들었고, '머리색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사람이 달라보인다.' '머리숱이 많아진거 같다' '너 머리 그렇게 많이 빠지지는 않았구나..'등등 반응들은 모두 긍정적이더군여..
좀있다. 졸업한 친구때문에 술자리 나가봐야 되는데, 정말 간만에 모자를안쓰고 나가려구여. ^^
그나마 제가 이나마 이런 머리를 만들수 있었던것도, 대다모라는 곳을 알았기에 프카도 꾸준히 먹어 정수리쪽과 윗머리를 거의 빽빽히 매우고, 검정콩과 검은깨로 머리결을 그나마 좋게 만든 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좀있으면 복학도 하는데, 보다 자신감있게 학교생활을 하려구여...
비록 잘난 인물은 아니지만, 남자는 무엇보다도 자신감아니겠습니까.
남자라면, 조금 뻔뻔스러울정도의 넉살 정도는 있어야겠지요.. 어쨋건 요즘 어떤 여자와의 작업도 잘되가는 중인데.. 머리가 또 저의 자신감을 살려주는것 같아 기쁘군여..
곧 시작될 남은 2년의 대학생활도 지금 이기분처럼 활기차고 자신감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도 무언가 자신감을 찾을 만한 걸 찾아보세요..저도 엄청나게 비관하고 웅크러 들었었거든여..
못난 호박에 줄긋는다고,그 잘난 수박은 되지 않겠지만여..
그래도 줄을 이쁘게 잘 긋는다면, 다른 못난 호박보다는 훨씬 낳지 않겠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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