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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고구마님 땡큐~ 계속 연제해주세영 ㅎㅎㅎ [전번엔 제로님이 이번에는 고구마님이 짱~!]

  • 24년 전

  • 779
0

>
>-------백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예식장은
>무슨 두부 공장 같다.
>
>30분에 한 팀씩 커플들을 쾅쾅 찍어내니..
>좀 여유있게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
><네번 결혹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란 영화가 생각난다.
>신랑 신부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즐겁게 파티를 즐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
>천막안에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모두 모여 웃음을 터뜨리던
>정겨움이 영화의 줄거리 보다도 생생했었다.
>
>하긴, 언젠가 그런 얘기를 언니들한테 했더니 혀를 끌끌차며 넌 아직
>정신차리려면 멀었단다....ㅠ.ㅠ
>
>작은 언니는 한 술 더떠 그럼 국제 결혼이라 하랜다.
>하여간 그 여편네들 앞에서는 뭔 얘길 못 한다니까....
>
>건 그렇구 이 인간은 도대체 왜 안 오는 거야!!
>하여간 꼭 가야 되냐구 궁시렁궁시렁 댈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
>도대체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거람!
>
>
>
>------백수-----------------------
>아이 씨.....
>지 친구 결혼하는데 왜 꼭 내가 가야 한담..
>
>알지도 못 하는 친군데 꼭 가야 돼냐고 물어보니까
>도대체 모가 글케 쪽 팔리냐고 소리를 지른다.
>
>거봐...지가 먼저 "쪽 팔리냐" 며...
>머 땜에 오라 그런지는 알 것 같다.
>
>그치만 솔직히 넘 불편하다.
>나야 모, 팔 쪽 안팔 쪽 다 팔은 놈이니 그렇지만
>그녀까지 그럴 필요는 없는 거 같다.
>
>사실 글케 쪽 팔릴 일도 없지만
>넘 당당한척 오바 할 자신도 없다.
>
>좀 일찍 온 거 같아서 예식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
>아우~~ 날도 더우니까 어제 먹은 술이
>다시 올라오려고 한다. @.@
>
>길 건너 목욕탕이 날 부른다.
>그래, 아직 한 삼십 분 남았으니까 가볍게 목욕 한 판만 하고 생각하자!
>
>
>
>
>-------백조----------------
>이 인간 잡히기만 해봐라....
>아주 전화까지 꺼 놓구 잠수를 타?
>
>내가 당당하면 됐지.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데!!
>
>왜 그렇게 기가 죽어서 그러냐고~~!!
>정말 화난다...
>
>이 인간 만나고서 이렇게 화가 난 적은 없는 것 같다.
>예식이 끝나고 뒤풀이가 진행되는 데도 연락이 안 된다.
>
>맘 대로 해 봐!!
>아주 그 딴 식으로 나오면 끝이야, 끝!!
>
>
>
>
>------백수----------
>저땠다...ㅠ.ㅠ
>
>가볍게 샤워를 하고 휴게실에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ㅜ.ㅜ
>
>어제 먹은 술이 넘 피곤 했나부다...ㅜ.ㅜ
>이제 난 죽었다.
>
>핸드폰을 켜기가 두려웠다.
>역시나 그녀의 감정변화가 고스란히 음성메시지에 담겨 있었다.
>
>"왜 이렇게 안 와. 예식 시작했단 말야."(약간의 애교)
>
>"도대체 모하는 거야...핸드폰은 왜 꺼 놨는데..?"(열 받기 시작했음)
>
>"정말 이럴 거야, 오기 싫음 안 오면 되지.
>연락은 왜 안 받는데?!!"(절라 빡돈 상태)
>
>"맘대로 해, 이딴 식으로 할려면 연락 하지마..."(체념상태, 열라 싸늘함)
>
>
>........조금의 과장도 없이 자살하고 싶어졌다........ㅠ.ㅠ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
>일단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릎 꿇고 싹싹 비는 수 밖에 더 있남...ㅜ.ㅜ
>
>엥? 근데 전화가 꺼져 있다.
>이쒸~~ 글타고 연락을 안 받으면 어떠카라구~~~ㅠ.ㅠ
>
>
>
>
>----------백조------------------
>캬......술 맛 조타~~~
>더운 여름엔 기양 맥주가 최고라니까......@.@
>
>빙시 같은게 그렇게 자신이 없어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구...
>
>에유~ 그 자식 신경 안쓰니까 속이 엄청 편하다.
>전화도 꺼버렸다. 고생 좀 해보라지.
>
>친구들이 너 놀더니 술만 늘었다구 핀잔을 준다.
>그래도 좋다. 오늘은 취하고 싶다.
>
>바보같은 놈, 친구들에게 미리 얘기 안 해논게
>다행이다 싶었다.
>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팔짱을 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
>음냐~~~ 화장실에 가는데 왤케 세상이 흔들리는지
>모르겠다.
>
>근데.....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
>
>
>-------백수----------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예식장 근처에 단체로 피로연 할 만한 데를 뒤지기 시작했다.
>
>이 집도 없고, 저 집도 아니고....
>하필 결혼도 방배동에서 할 게 뭐람.
>
>세상천지가 까페고 맥주집 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
>만나서 뭐라고 할 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게 내 잘못 이었다.
>
>첨엔 찾아다니며 힘들고 짜증이 났지만
>이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건가를 깨닫게 됐다.
>
>만나기만 하면 다신 그러지 않겠노라고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
>
>
>
>---------백조-------------
>나이트엘 갔더니 술이 좀 깰라 그런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걍 참았다.
>
>분명히 이 인간 집에서 잠이나 쿨쿨 잘 인간이었다.
>
>기분도 그런데 간만에 땀이나 빼야 겠다.
>스테이지에 나가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댔다.
>
>남자들이 둘러서선 좋다고 박수를 쳐댄다.
>니네가 내 맘을 알고 박수를 치는거니....
>
>블루스 타임이 오자 신랑 친구가 한 번 추잖다.
>화장실에 가야 한다며 적당히 뺐다.
>
>아무리 꿩대신 닭이라지만 거기까지는 기분이 아니었다.
>
>다시 두타임 째 흔들어 대고 있을 때였다.
>
>근데, 오마나!!
>깜짝 놀라서 주저 앉을 뻔했다.
>그 인간이 어떻게 여기 있는 줄 알았는지 저 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
>
>
>
>--------백수------------------------
>찾다가 지쳐 전봇대에 기대서 땀을 닦을 때였다.
>길 건너편의 나이트 클럽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
>문득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 나이트에서
>정신없이 잠이들었던 그녀의 얼굴이 떠 올랐다.
>
>그래.....어쩜 저 곳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그랬다......거짓말처럼 그녀가 그 곳에 있었다.
>두 눈을 감고 음악에 몸을 내 맡기고 있었다.
>
>잠시 지켜 보았다.
>어쩜 내게 난 화를 저렇게라도 풀고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다가갔더니 깜짝 놀란 눈으로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버린다.
>너무 시끄러워서 말로는 의사전달이 안 될 상황이었다.
>
>손목을 잡아 끌었더니 뿌리친다.
>다시 잡으려고 할 때, 눈 앞이 번쩍했다.
>
>손이 매웠다.
>그러나 아프지 않았다.
>
>맞아도 싸단 생각이 들었다.
>
>
>
>-----------백조---------------------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
>
>잠시 물끄러미 쳐다본다.
>화가 난 표정은 아니다.
>
>다시 손을 잡아 끈다.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갔다.
>
>용서 못 할 기분이라는거 안단다.
>하지만 이대로 집에 갈 수는 없어서 찾아 다녔단다.
>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란다.
>그래도 화는 풀리지 않았다.
>
>알았으니까 그냥 가라 그랬다.
>아무래도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
>멍하니 서있는 그 사람을 두고 다시 일행에게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눈치를 슬슬보며 무슨일인가 한다.
>
>알지 못 할 이상한 기분이었다.
>허탈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
>다시 한 잔 두 잔 먹다보니 테이블에 있는 술이 바닥이 났다.
>그렇게 잠이 쏟아지려 할 때 친구들이 그만 일어나라고 흔들어 깨웠다.
>
>몸이 내 맘 같지 않았다.
>신랑 친구가 부축을 해서 간신히 입구까지 끌려나왔다.
>
>그 때, 누군가 업히라고 자기의 등을 들이 밀었다.
>
>"당신 뭐야?" 하며 멱살을 잡힌 사람은
>바로 그였다....
>
>
>
>
>-----백수--------------
>그녀의 체온이 전해져 온다.
>그녀가 어릴 때 그녀의 아버지가 이렇게
>업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다신 그러지 말라고 그녀의 잠에 취한 목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하다.
>
>나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날의 더위마저도 훈훈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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