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가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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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후기] 처음 써본 가발 후기 남겨봅니다. (사진도 첨부)
<뒷머리.. 좀 부자연스럽죠.>
<이것도 역시..>
<멀리서 찍은..>
<제 원래 머리 입니다 ㅎㅎ>
저야 머 20대 중반부터 홀라당 까져가지고 이젠 이골이 났죠.
20대는 물론 30대 초중반까지는 남들 시선과 자존감 하락에 시달리긴 했지만 이것도 서른 중반 넘어가니까 무감각 해지더군요. 이젠 지인들과 대화할때 제 머리 자가디스하는 건 기본이요. 심지어는 머리까진 상태로 맘에 드는 여자한테 번호도 따고 그럽니다. -_-;; (물론 다들 남자친구 있다함 ㅎㅎ)
서두에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전 가발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이삼십대 꽃같은 시절 다 지나갔는데 (전 지금 38살입니다) 이제와서 뭣하러 쓰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냥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기라도 했나보다 하고 어차피 망한 머리 그냥 생긴대로 살자 마인드였는데 어떻게 여차저차해서 이번에 가발을 쓰게 되었네요.
다시말해서 가발에 대한 기대감이 별로 없는 상태로 쓰게된거라 열흘 정도의 후기를 냉정하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처음으로 가발 고민 중이시거나 기다리는 분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보통 가발을 맞출 계획이시면 업체를 10군데 정도 고민과 상담을 해서 신중하게 선정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귀찮아서 동네에 있는 업체에서 맞춤;; (동네에 있기 때문에 맞춘 듯 ㅡㅡ;;)
그리고 탈부착식이냐 고정식이냐를 선택해야 되는데 저는 땀이 많다고 하니 고정식으로 추천해 주더군요.
땀이 많은데 왜 고정식으로 해야되냐 두피 썩는 거 아니냐 했더니 안썩는답니다.
이런저런 설명 늘어놓길래 그래 전문가는 그쪽이니 고정식으로 하겠다고 함. (개 후회중..)
탈부착식 : 보통 클립식으로 양쪽 옆머리에 클립으로 고정하고 앞부붙을 테이프로 붙임
장점 - 탈부착 가능(제일 큼), 수명이 김(당연 벗고 감으면 되니까..)
솔직히 안써봐서 단점을 못적겠네요.
고정식 : 저같은 경우는 양쪽에 똑딱이. 앞부분에 테잎식으로 반정도 벗기는 게 가능함.
뒤쪽은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 (그래봐야 매일 머리 감으면 일주일 뒤에 접착력이 약해져 흔들림)
장점 - 나름 안정적임(클립식 쓰는 분들은 가끔 붕뜨는 느낌이 있다던데 전 없었네요), 진짜 제 머리같음 ㅋㅋ
단점 - 잠자리 불편함(패드로 쓸려서 누가 머리 쥐어 뜯는 것 같음), 요즘같이 더운날 머리를 자주 감아야 함(제가봐도 수명이 많이 단축될 것 같긴 합니다), 많이 더움(겨울엔 따뜻하겠죠?),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산발 되있음(망할 스타일링 때문에 아침에 1시간일찍 일어남 ㅠㅠ), 많이 가려움(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네요)
가발로서의 장점
- 자신감 상승 ㅋㅋ 은 남의 얘기인 것 같고, 또 인생이 바뀐 것 같다는 분도 계시던데 전 그냥 무덤덤하네요.
근데 기분이 좀 좋아지긴 합니다. 또 원인 모를 기대감도 생겨나고 ㅎㅎ 거리나 지하철같은 곳에서 이성이 가끔 빤히 쳐다보는 경우가 있는데 '음? 내가 좀 생겨서 쳐다보나?'는 개뿔.. 가발인거 티나나? 이런 생각 듭니다 ㅋㅋㅋㅋ
가발로서의 단점
<단점1>
관리에 무지 신경써야 합니다.
일단 머리감는 것부터 장난 아닙니다. 대머리 였을 때는 그냥 비누.. 아니 샴푸 후 손바닥으로 쌱~ 하면 끝나니 2분도 안걸렸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샴푸하고 헹구고 린스하고 헹구고 트리트먼트하고 15분 후에 또 헹구고.. 완전 지칩니다.
게다가 가발용 에센스도 마련하셔야 합니다.(정전기 제거 및 엉킴방지)
무엇보다 엉키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무지 써줘야 합니다.
전 처음에 멋모르고 늘 하던대로 머리 감았다가 엄청 엉켜서 푸는데 한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아마 펌까지 했기 때문에 더 심하게 엉킨 것 같네요)
인모이긴 하지만 무슨 화학처리와 코팅을 했는지 일반적인 머리카락과는 좀 다릅니다.
손가락으로 절대 비비지 말고 머릿결대로 곱게 빗질을 하면서 샴푸~트리트먼트까지 해야합니다.
특히 트리트먼트는 필수입니다. 이거 하면 머릿결이 상당히 부드러워지더군요.
린스는 안해도 된다는 의견이 있긴 하던데 제 생각엔 이것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피 죽은 머리카락이잖아요. 두피에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린스와 트리트먼트를 필수로 써주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업체에서도 한 말입니다)
그리고 스타일링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가발인지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펌도 하고 젤, 스프레이, 왁스 사용 방법에도 신경써야 하고 드라이하는 방법, 빗질하는 방법까지.. 은근 머리아픕니다. 왜냐? 전 머리길러본 적이 없기 때문 ㅋㅋ
뭐.. 몇번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전 시간 없으면 그냥 가발에센스만 뿌리고 나옵니다.
(밑에 사진들도 가발에센스만 뿌리고 빗질만 한 상태입니다)
<단점2>
주변사람들 반응이 부담됩니다.
저번에 이직하면서 가발을 쓴다는 의견을 보고 뭘 그렇게 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이해가 가네요. 제 근무지가 특성상 여자분들.. 특히 아주머니가 많은데 업무적으론 관련이 없어도 제가 나름 사교성이 좋아서 다들 제법 친하게 지냅니다.
그러다보니 가발쓰고 출근한 날.. 무슨 핵폭탄 맞은 줄 알았습니다.
남자들 : 엇? 오오오오오~~~~
여자들 : 응? 어머? 어머어머어머어머!! 왠일이야!!
진짜 이런 반응 나옵니다. 심지어는 저 몰라본 아주머니도 계셨습니다. ㅡㅡ;; (새로온 사람인 줄 알았답니다)
지금이야 몇일 지났으니 다들 시들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잘 어울리네요~", "덥진 않으세요?", "전보다 훨씬 멋있어요!" 이러는 분들 많습니다 ㅠㅠ
게다가 제가 호감갖고 번호 딴 적 있는 여자분도 두명 있는데 (물론 둘다 차임)
가발 쓴 이후로 마주치기면 괜시리 껄끄러운 기분이 들더군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군요)
어쨌든 장단점(?)은 이 정도로 말씀드리기로 하고 몇가지 더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 가발도 가르마 있는 가발이 있습니다. (3:7, 5:5, 7:3.. 뭐 이 정도? 가르마 없는 가발은 저렴한데 업체에서 비추하더군요. 돈벌려고 그러는건지 정말 비추할만 해서 비추하는건지. 전 3:7 짜리로 골랐어요)
- 맞춤가발이라 약 30~40일 정도 제작기간이 소요됩니다. (첨엔 대가리 랩으로 싸서 치수 재고 기다림)
- 비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라 다리 품 많이 팔수록 이득이라고 합니다. (전 중소까진 아니고 메이저 급(?) 이라고 보기에도 좀 그렇지만(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광고하더군요. 중년 연예인을 모델로 써서.. ) 암튼 전 70정도 들었습니다. 싼 가격은 아니네요. 잘 찾아보면 40~50에 괜찮은 퀄리티로 잘 맞추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 3주~ 한달 간격으로 방문해서 관리받아야 합니다.(제 경우 고정식이라 그렇고 탈부착식도 그래야 한다더군요)
한번 방문 할때마다 3만원 비용들어갑니다. 그래요.. 가발만 산다고 다 끝난게 아닙니다.
- 저번에 어떤 분 보니까 가발 맞추면서 이것저것 가발에 관련된 물품(?)도 필수로 있어야 한다고 추가구매 부담안기는 업체가 있다고 해서 저도 슬쩍 물어봤는데.. 그런 거 다 필요없답니다.
린스랑 트리트먼트만 신경써서 해주고 잘 행구어주면 된다네요.
- 옆머리와 뒷머리가 길수록 유리합니다. (전 그리 길지도 않아 불리한 상태로 맞췄네요 ㅎ)
.....
쓰다보니 이것저것 두서없이 주절거렸네요. 도움이 되셨을련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가발도 자기만족인 것 같아요. 제가 쓴글 쭉 읽어보니 단점을 많이 부각시킨 것 같은데 전 아주 솔직히 개인적으로 가발.. 뭐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것조차 나중에는 익숙해지겠죠. 끝으로 사진 몇개 올려볼께요.
뒷머리 끝부분은 저도 고민인데 업체 말로는 끝부분에 제가 숱이 별로 없답니다. ㅡㅡ;;
원래는 자연스레 혼합되야 한다던데 이것 때문에 업체도 고민하고 있더군요.
다음 관리 받으러 갈때 어떻게 할건지 고민 좀 해봐야 한다는.. (요새 은근 신경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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