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다모에 처음 왔습니다. 아니 예전부터 얼쩡 거렸는 데 사실 그때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오~ 가슴아프군. 그러나 이건 남 얘긴가?"라는 그때의 그 여유. 그러나 이렇게 가입까지 해가며 아픔을 공유할 타이밍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망할 공군 2년 4개월의 황량함이 심신을 사막으로 만들었다고 믿고있습니다. 전역해 보니 저의 사랑스러운 이마는 평수가 넓어졌더군요. 근래 정부에서 복잡한 부동산 설계를 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이마의 용적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역시 효율적인 용적률을 자랑하시므로 아무래도 이건 아버지 고도의 작품입니다.
사실 아직도 전 여유가 있답니다. 바로 복잡한 비율로 구성된 외모 때문입니다. 며칠 전 동네 피시방에 갔다왔답니다. 엄청난 일을 겪었죠. 털복숭이 피씨방 알바가 라면을 먹다 말고 제게 오더니 "고딩은 밤에 나가"라고 하더군요. 오오ㅡ!!! 고딩이라니. 아 ㅡ 참고로 전 25살입니다. 타원형의 검은 안경을 착용하였으며 피부는 지존급으로 좋고 뽀얗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길게 늘어뜨린 앞머리를 쓸어올려주면 제길 무슨 저주랍니까. 급작스런 외모의 변화가 시작됩니다. 35살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두렵습니다. 피부의 효력이 다하고 앞이마가 자연에 노출되는 순간. 허. 눈물이 나는군요. 공부, 공부, 공부, 건강, 건강, 건강. 여건이 안 좋아질 수록 이상하게 독해지는 것 같습니다. 절박하고 위태로운 사정은 저로하여금 위기의식을 느끼게 합니다. 아 ㅡ 잠재의식을 이끌어내는 데 왜 탈모가 이용돼야 하는지. 신의 의도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흑. 신이 미워 요샌 반항하고 있습니다. 대머리로 죽을지라도 스스로가 만든 비관에 빠져 비굴하게 죽지는 않겠습니다. 당당한 대머리로서 웃으면서 명예롭게 죽어야죠.
이런 여유를 갖게 만들어준 유키쿠라모토와 숀코네리에게 감사하며. 그리고 대다모 여러분들 사랑해요! 흑. 상처는 상처로 치유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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