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있다고 하자. 길이 50미터, 폭 25미터, 평균 수심 2미터인 수영장에 누가 오줌을 눴다. 그 사람을 A라고 한다. 목격자들이 물 밖으로 뛰쳐나가 소리를 질렀고 안전요원들이 달려와 A를 끌어냈다. 수영장 관리자는 안내방송을 해서 이용자를 모두 나가게 하고 물을 빼고 수영장을 소독했다. A를 업무방해혐의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A는 수영장 안에 오줌을 누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잘못이냐면서 앞으로도 올 때마다 오줌을 눌 것이라고 했다. 평소 A와 친하게 지내는 B가 A를 편들면서 오히려 수영장 관리자와 이용자들을 꾸짖었다.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그 둘이 누구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A는 요도에 아무 병도 없다. A를 진단한 의사 C의 소견서로 그 사실을 입증했다.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전혀 해롭지 않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침과 콧물, 피부에 있다. 모든 수영장 이용자가 물에 그런 것을 배출한다. 오줌은 세균이 좋아하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을 뿐이며 그런 물질은 자연에도 있다. 게다가 A가 한 번에 배출한 오줌은 300cc에 지나지 않고 수영장 물은 2,500,000,000cc나 된다. 물에 희석되면 없는 거나 다름없다. 수영장 물은 안전하다. 그런데도 A를 형사고소하고 수영장 물 교체비용과 영업손실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사람들과 끝까지 싸우겠다.”
오염수의 물리학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핵오염수를 간단히 ‘오염수’라고 하자. 나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나는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이다. 그는 싸우자고 한다. 하지만 나는 싸우고 싶지 않다. 대화하고 토론하고 싶을 따름이다. 대립하는 견해 중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옳은지 여부를 감정싸움과 정치투쟁으로 가릴 수는 없다. 정보를 공유하고 논리의 규칙에 따라 토론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서 내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이유를 말하겠다. 대통령이 경청할 가능성은 1도 없다는 걸 잘 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해야겠기에 쓸데없는 짓인데도 한다.
우리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첫째, 오염수는 동식물과 사람에게 해롭지 않은가? 해롭다면 당연히 반대해야 한다. 둘째, 해롭지 않다고 해도 더러운 건 확실하지 않은가? 해롭지도 더럽지도 않다면 왜 식수나 농업용수로 쓰지 않고 굳이 바다에 버린단 말인가. 셋째, 유해하지 않다면 더러운 물을 바다에 버려도 되는가?
일본이 수영장에 오줌을 누면서 오줌에 해로운 물질이 없고 수영장 물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니 앞으로도 계속 누겠다고 하는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짓을 감싸는 미국 행정부와 한국 정부의 행태는 왜 그러는지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일본 수산물 수입과 유통을 전면 금지한 중국 정부의 조처를 일본 정부가 비난하는 것은 그야말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이다. 물이 더러운 수영장에 발길을 끊는 것은 당연한 대응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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