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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잡담] 이혼을 앞두며.

  • 2년 전

  • 942
3
몽글몽글 좋은 기억들도 참 많았다.

애써 생각을 막으려고 해도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들이 참 많다.

​난지도캠핑장, IFC 영화관, 삼청동, 코타키나발루, 체코 프라하, 다리 위, 뮌헨의 작은마을, 뉘른베르크, 기차,

유럽 출장에서 바보같이 큰 사슴머리 인형을 사가지고 돌아오는 그의 모습,

수유텀 3시간일때 아기방에서 둘이 몰래 도망나와 작은방에서 영화보던 육아의 날들,

매일 매일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에 대해 말로 표현못할 감동을 유일하게 나눌 수 있는 상대.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언제부터 나는 그에게 이토록 냉담해졌을까?



행복했던 수많은 날들 사이로 나를 향했던 그의 분노와 날카로운 장면이

몇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강하게 유리조각처럼 박혀있는 것 같다.

나의 켈로이드 피부처럼 상처의 기억도 회복되는 데에 참 오래 걸리는 듯하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점점 벽을 쌓았나보다.

말문이 닫히고 마음의 문도 서서히 닫히고 있었다.



그래도 그가 훌륭한 아빠이고 가정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나도 알기에

그리고 극명하게 나쁜 사람은 아니기에 자꾸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 마음이 닫힌 채로 형식적인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이에게 어느 부모 한쪽과 자주 볼 수 없다는 결핍을 주지않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럼 나에게는?

그냥 지금처럼 웃음을 잃은 채로 남은 인생을 살 것인데..

그게 행복한 삶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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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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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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