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빨리 잤더니 새벽 일찍 일어나서 담배가 피고 싶은데 라이터가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호텔에 라이터 또는 성냥을 주는데, 여기에서는 로비에 내려가서 라이터를 주라고 했더니 빌려주더군요. 그래서 새벽에 한참을 걸어가 seven eleven에 가서 물과 라이터를 샀습니다.
네이트로 서울에 있는 애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다 보니 벌써 출발할 시간이 다가와 택시를 불러 가는데, 알고 보니 호텔 시계가 고장이 나 한 시간이 빠른 겁니다. 가서 그냥 책 보고 있었죠.
한참이 지나 웡 박사가 부르더군요. 다시 군 생활 빼고는 단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는, 허름하기 그지 없는 윗 반팔 잠바를 주고 아래는 양발에 덧신는 덧신을 주더군요.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이 꼭 명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시 웡 박사가 이마에 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전 사람들을 잘 안 믿거든요. 웡 박사가 그렇게나 주장하는 라인이 있는데, 제가 계속 원했다고 해서 그렇게 바꾸겠느냐는 말입니다. 웡 박사가 수술한 사람들 라인 보면 백이면 백 같습니다.
어제 서로 바꾸기를 댓번, 결론은 오늘 수술할 때 이마 라인은 웡 박사가 처음 주장하던 그대로입니다. 제기랄!
제 현재 나 있는 머리 위쪽으로 선을 그어서 그 아래쪽은 빠지거나 나거나 알아서 하고 위쪽은 밀집시켜서 자연스럽게 어울어지게 한다는 겁니다. 얼마나 억울한지 1센티만 내려줘도 여기까지 온 제 기분도 무척이나 좋을 것이고.....
엠자 메꾸기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듯 합니다. 이 싸이트에서 H&W를 쳐서 모발 이식하시는 분들의 이마 라인을 보시면 앞으로 여러분들이 어떻게 이마 라인이 정해질 지 아실 겁니다.
웡 박사는 여자가 아닌 한, 정말 미용을 위해서나, 이마 라인 수정은 알마니 박사쪽이 훨씬 낫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합니다.
웡 박사는 머리숱이 상당히 없거나 진짜 탈모 환자들이 와야 그나마 고맙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빠져서 심는다는 개념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빠질 것이냐에 대한 대비라고 할까요?
계속 뾰로퉁하게 있었죠.
지랄! 6.5cm입니다. 여우 같은 웡 박사가 어제는 아랫 눈썹부터 자를 대고 6.5cm를 이야기하더니, 오늘은 수술 중에 눈썹 위 이마에 대고 6cm로 수술했다고 하는 겁니다. 여우를 열 두 마리 잡아 먹은 왕여우 같은 웡입니다. 아무리 그 전에 뭐라고 해도 막상 수술하면 웡 박사가 원래 생각했던 대로 합니다.
얼굴을 뒤로 하고 뒷머리에 마취를 하기 시작했죠. 긴장되고 떨리기 시작하거둔요. 덜덜덜 떨리더라구요. 놀이 동산의 바이킹도 안 타고, 이가 깨졌을 때 주사 맞기 싫어 버틴 놈이 참 겁이 나더군요.
한국인 수술할 때마다 오는 한국인 간호사가 있습니다. 손을 잡아달라하고 긴장되는 그 순간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뒷머리를 절개하는 것을 생각하니 정말 끔찍한 겁니다. 공포 영화를 그만 볼 것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가더군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피부 표면만 도려낼 뿐입니다. 생각을 하니 겁이 나지, 그 상황은 전혀 아프거나 하지 않습니다. 뒷머리를 삭삭삭 하고 깎구요, 전 그 때 머리 피부를 도려내는 줄 알고 더 심장이 마비되었죠. 물어봤더니 시작도 안했더군요.
마취가 시작되던데.......여기에서 한 말씀 드리죠. 보통 웡 박사의 마취가 아프지 않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웡 박사를 택한 여러 이유 중의 하나이죠.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올린 글의 댓글에 개인차가 있다는, 그래서 아팠다는 얘기를 읽었습니다. 이제까지 거의 대다수가 따끔할 뿐이지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는 얘기가 대부분인데, 처음 들어본 소리였거든요. 그 글을 읽은 후 걱정을 많이 했지요.
결론을 얘기하자면 웡 박사, 이마 라인은 자기 소신대로 하는데 마취할 때 아픔은 생각했던 대로 소문 그대로더라는 말이죠. 놀랐습니다.
한국에서 이 뺄 때 이렇게 안 아프면 매일 가서 빼겠습니다.
뒷머리 마취하고 앞 머리 마취할 때는 정말 여유로워지더군요. joyjoy님은 개인차이라고 하셨는데, 대다수의 분들이 마취시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하던데요. 저 또한 마취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더군요.
너무 겁을 내고 있었는데 마취를 할 때 어이가 없을 정도의 아프지 않다군요. 과장되게 말하면 쾌감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마취할 때 아프지 않게 하기로는 전세계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이것만은.
그 이후는 솔직히 무섭고 겁났죠. 뒷머리 절개 때 말입니다. 수술 도중 한국인 간호사 보조하신 분의 손을 잡고 덜덜덜 떨었습니다. 한국인 간호사가 계속 그래요. 잘 하고 있다고. 제가 봐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크게 아프다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 뒷머리를 절개한다는 생각때문에 그게 그렇게 겁이 났나 봐요.
생각보다 빨리 이마에 스탬플을 박는 것까지 끝났습니다. 다음부터는 여유가 생기더군요.
뒷머리 절개때까지는 얼마나 긴장을 했었는지.......
수술 중의 고통이나 아픔은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진짜 아프거나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른 의사들이 마취할 때 고통이 크다고 하는데 웡 박사 쪽은 그런 것도 없어요. 그것 하나만은 인정할 만해요.
수술 중에 계속 그랬죠. 겁이 나니 수면 마취를 시켜달라, 위험하다, 어떻게든 이마 라인 내려달라, 나만 믿어 봐라, 뒷머리 왜 스탬플 찍냐, 믿어봐라 다른 사람들보다 흉터 안 남을 것이다...........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밤 10시 정도에 끝났어요. 기진맥진하더군요. 사실 계속 잠을 잤습니다. 깊게는 아니지만.
수술과 관련된 뒷 얘기는 뒤에 이어서 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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