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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쓰는 남자의 여자친구에요 ^_^

  • 21년 전

  • 24,221
2
제가 지금 저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가 소위 말하는 '대머리' 남자친구를 만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나랑은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니 상상할 일도 없었구요.

그런데..제 남자친구는 머리 숱이 많이 없습니다.

숱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가발을 쓰지않고서는 바깥생활을 못할정도죠..

나이는 31살인데(탈모가 조금 일찍 시작되었더라구요..군대 제대후인것 같아요) 머리 윗쪽이 거의 머리가 없으니..

그 상태로는 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안들꺼에요.

저는 24살에 회사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를

"회사도 대기업이고 귀엽고 예쁘니 너네 오빠 말고 훨씬 괜찮은 사람 만날꺼다."

저한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우리 오빠가 가발쓰고 다니는거 전혀 모릅니다.

오빠가 가발을 쓰기때문에 헤어지라고 하는게 아니고 보통 말하기를 제가 아깝다고 하더군요.

나이차이도 많이 나구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래요..

오빠는 내세울것 하나없는 평범한 30대 남자고, 키도 저보다 조금커요..

거기에 3000만원의 빚도 가지고 있죠.

우리오빠 정말 볼것없는 남자죠?

근데,, 저희 둘이 사귀게 된거요,, 제가 쫒아다녀서 사귄거에요.

오빠는 다른건 어떤지 몰라도, 사람이 참 진실해요.또 저를 너무 아껴주구요. 너무 따뜻한 사람이에요.

오빠의 단점들을 다 커버할수있는 더 큰 장점들이 오빠한텐 너무 많아요.

밥도 너무 맛있게 잘먹구요, 우리 엄마랑도 편하게 얘기 잘하구요..

일이 힘들어도 포기하지않고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구요..

제가 고민있어서 얘기하면 너무 잘들어주고 조언도 잘해주구요,

가끔 싸울때 제가 너무 화가나서 막 쏟아부어도 오빠는 어른스럽게 타이르고 넘어가요.

제가 체하면 손도 따주고, 배아프면 배도 문질러주고..

조개구이가 먹고싶다고 그러면 태풍이 와서 비가 엄청 쏟아져도 조개구이집에 델꼬가요.

가끔 오빠의 눈빛을 보면 저를 너무 사랑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오빠의 마음이 느껴져요.

오빠의 머리 같은건 전혀 상관없어요.

전 우리 오빠가 대머리어도, 하얀 수염이 막 나는 사람이어도 상관없이 사랑해요.

하지만 처음부터 오빠 머리가 그런걸 알았다면...아마 그러면 지금과는 많이 틀릴꺼에요.

그땐 제가 아예 마음을 열 생각을 안했겠죠.

좋아하지도 않았을테구요.

솔직히 그래요.. 대머리(이렇게 표현해서 죄송합니다)남자를 처음부터 사랑하는 여자는 별로 없을꺼에요.

그래서 두배의 노력을 하셔야해요.누군가를 사랑하신다면, 또 사랑하고 싶다면,, 그냥 평범한 남자들보다 두배의 노력이 필요할
꺼에요.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과감히 헤어지라고, 만날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네요..

외모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마음이 중요하죠..

제가 어떻게 오빠머리가 가발인걸 알았는지 궁금하시죠?

저는 오빠의 머리 스타일이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머리가 좋은데, 오빠는 늘 머리에 무스나 젤을 발라서 넘기고,뒷머리까지도 빗으로 가지런히 빗어서 뒷통수에 딱 붙히고 다녔죠.

몰랐을때는 머리스타일좀 바꾸라고 너무 젤 발라서 뒤로 넘기지 말라고 맨날 말했었어요.

(제가 그렇게 말했을때 오빠맘을 생각하니 너무 맘이 아프네요..말도 못하고..)

그때는 오빤 왜 맨날 머리를 저렇게 하지?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오빠가 예전에 만났다는 여자때문에 알게 됐죠.

오빠가 그 여자를 무척 좋아했었고 오래 만났었는데, 그여자가 오빠한테 무척 나쁘게 굴었어요.바람도 계속 피구요..

그래도 오빠는 그 여자를 계속 받아줬었는데.. 그러다가 또 그여자랑 헤어지게 됐죠.

그리고는 제가 엄청 쫒아다녀서 사귀게 된거구요.

그여자가 오빠는 자기만 바라볼줄 알았는데 그게 화가 났는지 저한테 말하더라구요.

오빠 머리에 대해서..처음에 그 말을 듣고는 충격이 컷어요.

엄마생각이 나면서 엄마가 알면 어떡하지.. 이생각이 젤 많이 나더라구요.

그 여자때문에 알게는 됐지만 전 계속 모른척 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오빠 집에 놀러갔는데(오빠는 회사 근처에서 혼자 살아요) 잠을 자구 있더라구요.가발을 안쓰구요...

집에 들어가는 순간 오빠가 가발을 안쓴걸 보았구, 오빠는 계속 자구있었어요.

오빠가 놀랄까봐 현관에서 오빠를 불렀죠. 못본척 하구요.

오빠는 놀라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갑자기 왠일이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오빠놀래줄려고~ 그러면서 덥다고 손씻고 온다고 화장실로 들어갔죠.

그 사이에 오빤 가발을 쓰구요.

이날 오빠 굉장히 놀랐겠죠...그 일이 있은후로 오빠는 계속 걱정이 됐었나봐요.. 제가 봤을까봐요..

계속 제 눈치를 보는게 느껴졌어요..

그러다가 꿈얘기를 하더라구요.

어젯밤에 꿈을 꿨는데 제가 헤어지자고 했대요.. 길거리에서 주저앉아서 울었다고..

그얘기를 듣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혹시나 내가 보지는 않았을까..오빠가 너무 가슴졸여하는게 느껴졌어요..꿈까지꾸고..

그날 오빠집에 편지 써놓고 나왔어요.

오빠가 요즘 걱정하는거 나 다 안다구요..

오빠 머리 다 아니까 걱정말라구요.나 그런거 신경쓰지 않는다고..

눈이 나쁘면 안경쓰고, 귀안들리면 보청기끼고... 다 그런거잖아요.머리숱없어서 가발쓰는데 뭐가 챙피해요.

외국은 그런거 챙피해하지 않을것 같은데 우리 나라는 방송이 문제에요..

대머리는 이렇다 저렇다 웃음거리 만들고..너무 화가나요.

오빠 머리에 대해서 알게 된것도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랑 저랑은 천생연분인것 같아요.

여러분도 자신감을 가지세요. 모든 여자들이 외모를 따지지는 않아요.

여러분의 진실을 느낄수 있도록 좋아하는 분께 잘 해드리고 자신감을 잃지 마세요.

전 요즘 오빠한테 결혼하자고 맨날 졸라요. ^^*

아! 그리고 나쁜거지만 여자분 만날때 처음에는 그냥 속이고 만나는게 좋을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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