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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도 감추고 싶은비밀이 있었다고하네요..

  • 2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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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약열전] MSD 프로페시아(11)
[주간조선 2005.05.18 11:10:32]



탈모증과의 전쟁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하다. 고대 이집트 무덤의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4000년 파라오(고대 이집트 왕) 차타가 탈모증으로 고민하자 그의 어머니가 치료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로마의 영웅 시저는 휑한 머리를 감추기 위해 월계관을 쓰고 다녔으며 불에 태운 생쥐, 곰의 기름 등을 탈모 치료에 썼다고 전해진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다른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 평생을 바쳤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감추고 싶은 게 있었다. 탈모증이었다. 히포크라테스는 비둘기 배설물, 아편 등으로 치료제를 만들었지만 허사였다.

현재 국내 탈모환자의 수는 34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성인 10명 중 6명이 탈모로 고민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아침에 일어난 다음 베개 밑에, 머리를 감고난 뒤 화장실 배수구에 한 움큼 빠져 있는 머리카락 앞에서의 심난함….

사람들을 이런 고민에서 해방시켜주기 위한 의학적 연구와 치료의 진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탈모 치료약은 ‘프로페시아’다. 다국적 제약회사 MSD가 개발해 1998년부터 시판하고 있는 프로페시아는 세계 최초의 먹는 탈모 치료제로, 전세계 300만명의 탈모환자들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 탈모 전문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팔리고 있는 의약품은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등 두 가지 뿐이다. 프로페시아는 2000년 국내 출시 후 4년 만인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한 해 1억3000만달러(약 1300억원)어치가 팔렸다.


1년 이상은 꾸준히 복용해야

‘프로페시아(Propecia)’는 ‘prolific(비옥한·다산의)’의 앞부분과 ‘alopecia(대머리)’의 뒷부분을 따 지은 이름이다.



탈모는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남성호르몬 때문에 생긴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α환원효소의 작용에 의해 바뀐 물질로, 모낭(털을 만드는 기본단위)의 크기를 감소시키고 머리카락의 성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모발이 빠지게 한다. 프로페시아는 5α환원효소의 작용을 막아 탈모를 일으키는 DHT의 생성을 억제, 탈모치료에 효과를 낸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10만개 정도로,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올레 네커니 한국MSD 이사는 “프로페시아는 과학적 임상실험을 통해 그 효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2001년 3월 미국 피부과학회 연례회의 때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18~41세 남성 1553명을 대상으로 5년간 프로페시아의 복용효과를 조사한 결과 프로페시아를 꾸준히 복용한 그룹에서는 90%가 더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은 데 비해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그룹은 탈모가 100%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그룹의 65%는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2001년 국내에서 탈모증을 앓고 있는 남성 일란성 쌍둥이 9쌍을 대상으로 한 명은 프로페시아를 매일 한 알씩 복용하도록 하고 다른 한 명은 복용하지 않도록 한 1년간의 임상시험 결과, 약을 복용한 쪽에서는 모두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거나 머리카락이 굵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MSD 관계자는 “임상시험에 참가한 형제들이 처음에는 효과를 의심하며 누가 약을 먹든 상관없다고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숱에 차이가 나자 약을 먹지 않는 쪽에서 자신도 약을 복용하겠다고 했지만 임상시험은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MSD에 따르면 프로페시아는 복용 3개월 후부터 탈모가 느려지고, 6개월 이후부터는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하며 1년 이상은 꾸준히 복용해야 개선 효과가 눈에 띈다. 심우영 경희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약효로 봤을 때 그동안 나온 탈모 치료제 중 프로페시아가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프로페시아의 성분은 MSD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와 같다. 다만 용량에 차이가 나 프로스카는 5㎎인 데 비해 프로페시아는 1㎎이다. 전립선비대증과 탈모. 언뜻 특별한 관계가 없어보이는 질환인데 두 약제의 성분이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1950년대부터 남성호르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MSD는 1970년대 전립선 비대증과 탈모증이 DHT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1992년 DHT 생성과 관련된 5α환원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을 이용,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를 먼저 개발했다. 이후 프로스카의 주성분을 바탕으로 연구를 계속해 1997년 프로페시아를 만들었다. 김보영 MSD 과장은 “두 약의 성분은 탈모와 전립선 등에 제한적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다른 부위의 체모가 자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임산부는 손대면 안돼

두 약의 성분이 같다는 이유로 일부 탈모환자는 프로스카를 사 5등분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프로페시아보다 보험적용이 되는 프로스카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김보영 과장은 “5㎎짜리 프로스카를 1㎎짜리 5개로 정확하게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데 만약 정해진 용량대로 복용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탈모환자가 전립선 비대증 환자인 것처럼 속여서 프로스카를 사는 것은 법에도 저촉된다”고 설명했다. 의사처방이 필요한 프로페시아는 4주일분(28개)이 5만5000~6만원 선이다.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다. 심우영 교수는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가족 중 대머리가 있는 사람이 대머리가 될 확률은 50%에 육박하며 특히 부친이 대머리인 남성이 탈모증을 앓게 될 가능성은 더 크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나 식생활·환경의 변화도 탈모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20·30대 젊은층, 여성 탈모환자가 증가하는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탈모는 초기에 손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탈모를 방치해 모낭이 없어지면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기 때문. 박정현 MSD 대리는 “프로페시아도 머리가 완전히 벗겨진 사람보다는 초기와 중기 환자에게서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프로페시아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있다. 먼저, 약을 끊으면 1년 내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는 것. 이와 관련, MSD 관계자는 “고혈압·당뇨병 등 치료제도 약을 끊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탈모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일단 진행이 되면 평생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프로페시아 발매 초기에 성기능을 저하시킨다는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다.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일부 영향을 미쳐 성기능을 떨어뜨린다는 것. 하지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심우영 교수는 “100명 중 1명 정도가 발기부전, 성기능 감퇴 등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다른 약을 먹더라도 이 정도의 부작용은 생길 수 있다”며 “성기능은 심리적 요인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남성용으로 개발된 프로페시아는 여성 탈모환자에게는 맞지 않는다. 피부를 통해 성분이 흡수될 경우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임 여성이나 임산부는 프로페시아의 부서진 조각을 만져서도 안된다.

“프로페시아는 머리숱 문제로 어깨가 움츠러든 탈모 환자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입니다. 행복을 심어주는 약이죠. 약효·안전성·비용을 고려했을 때 프로페시아만한 탈모 치료제는 없습니다.”(올레 네커니 이사)

김승범 주간조선 기자(sb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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