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 28세로 탈모 3년차 입니다
대다모 싸이트 우리 탈모인들에겐 참 좋은 곳이에요
그냥 생각나는데로 씁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다모에 와서 많이 찾는 것은 프로페시아 란의 탈모에 대한 정보였었지요
근데 요즘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많이 봅니다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글을 읽는게 재미도 있고 위안도 얻고 좋네요
탈모...젠장할놈의 탈모... 솔직히 오늘은 기분이 좀 좋습니다
왜냐구요? 오늘은 머리 상태가 어제보단 좀 낫거든요 ㅎㅎ
젠장 ...진짜 탈모가 시작된 이후로 이놈의 머리가 저를 좌지우지합니다
머리 상태 안좋으면 기분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세상살기 싫고
오늘처럼 머리상태가 좀 좋타 싶으면 어디선가 희망이 샘솟고 할수있다는 의지와 함께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곤 하지요
그러다 내일 또 상태 않좋아지면 저는 또 하나님을 원망 할겁니다 저 기독교인이거든요
(기독교 욕은 하지 마세요 태클 사절)
어쨌든 ...탈모로 인해 잃은것이 참 많습니다
일단 첫째로 자신감이죠
완전 바보라니깐요
왜 그렇게 사람들이 무서운지 ...밖에 모자를 쓰고 나가도 신경 쓰입니다
솔직히 모자쓰고 다니면 일반인들 모르겠죠? 근데도 저는 신경쓰이고 위축됩니다
글고 길을 걷다가 저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여자가 걸어오면 순간 몸에 힘이들어가고
굳어버리죠 얼굴은 벌게지고 머리에 땀이나요 하이고...예전엔 안이랬는데 진짜
저 얼굴 꽤 생겼다고 생각해요 머리 빠지기전에 저가 고등학교때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건 얼굴이 크다는 거였어요
그때도 좀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 머리 빠진거에 비하면 그때는 행복했던 시절이었죠 근데 머 고딩 졸업하고 머리 기르고
얼굴젖살 빠지니깐 얼굴크단소리 들은적 없고 대학 갔을때나 알바 할대나 어딜 들어가든 저 좋아하는 여자는 꼭 한명씩 생겼구요 그것도 내가 맘에 들어하는 애가 저를 찍더라구요 저 얼굴 괜찮아요 은근히 그런거 즐긴적도 있고 성격이 내성적이라 먼저 다가가지 못했지만 어쨌든 저 좋아하는 여자 꽤 있었걸랑요 근데 지금은 ... 한숨만 나오죠 지금도 얼굴만 보면 조인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나름데로 잘 살 수 있는 얼굴인디 이놈의 머리가...제 발목을 잡네요
두번째는 인간관계입니다
탈모가 되서 자신감을 잃으니 머 다 아시겠죠
탈모로 인해 외적인 매력이 떨어졌고 그로인해 무너진 자신감은 내적인 매력까지 상실 시키더군요
항상 자신 없는 모습 누가 내머리 보진 않을까 눈치만 보고
그런 남자를 어떤 여자가 좋아할까요 소심의 극치 이런 내 모습에 대한 스스로의 비관
바닥입니다 만일 3년전 내가 머리가 빠지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
글쎄요 ...
25세때 군을 제대하고 저는 바로 직장을 구해서 일을 했었습니다
근데 그 직장은 여자가 남자보다 3배는 많았지요
보통 일반인들 그런 직장에서 일한다면 다들 부러워 하지요
저도 좋았습니다 그 직장에 들어갈때까진 탈모가 아니었거든요
군제대 직후라자신감에 넘쳤었고 여자많은 직장 옆을봐도 여자 뒤를 봐도 여자
좋았지요 막 말걸고 농담 하고 여자 앞에서 멋있게 보일라고 폼도 잡고
근데 그로부터 3개월뒤 저의 무리는 추풍낙엽 와...머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더라구요
그땐 너무 당황스럽고 ...제가 일찍 대다모를 알았음 좋았을텐데 그땐 대다모를 몰랐었어요
일차적으로 현 상황을 받아들일수가 없더군요 난 탈모가 아닐거야 이건 아니야 꿈이길 바랬지요
그러면서 점점 머리상태는 안조아지고 탈모시작 부터 8개월 정도를 탈모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했드랬죠 그 방황의 기간동안 저도 변하고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망가지는 내모습에 직장 사람들의 시선도
같이 변하더군요 완존 바보 됐지요
머 늦게라도 치료를 시작해서 지금은 마니 좋아졌으나 지금 역시도 정상인의 머리와는 차이가 많습니다
저는 낯을 마니 가리고 내성적이라 원래 친구가 적어요 xx친구 3명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 앞에서까지 탈모는 저를 작아지게 만들더군요 사람들 모두가 저를 부담스러워 해요 그럴수 밖에 나도 내 자신이 부담스러웠으니까요
한번 작아진 제 자신을 추스린다는건 너무나 힘든일 같아요
지금 저는 어느 회사 면접에 합격해서 다음주나 다담주 정도에 연수를 들어갑니다
걱정이에요 저에게 있어서는 새출발인디 또다시 무너지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는데
이놈의 탈모때문에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마음을 추스려도 보고 기도하고 노력도 해보지만 불안한건 어쩔수 없네요
이런얘기 친구들 한테도 잘 못합니다 위에도 얘기 했드시 부담스러워 할테니까요 글고 내 약한모습 보이기도 싫구요
친구란 놈들도 똑같애요 약한모습 보이면 무시하는건
이런 긴 얘기 들어줄 사람도 없구요 엄마아빠한테도 안해요 엄마아빠 걱정하는거 싫으니깐
대다모 저와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이기에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어봅니다
아픈사람끼린 알잖아요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슬픈건지를
근데 탈모가 된후로 제가 알게된것도 있습니다
그건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예전에 인생을 오기로 살아 왔다면 지금의 인생은 가족이란 힘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내가 포기할수 없는 이유 그건 이젠 늙어서 더이상 돈도 벌수 없고 지금까지 날 키워 줬지만 이젠 내게 기대야 할
우리 엄마와 아빠 입니다
옛날에 머리숱 많을땐 절대 알수 없던것이지요 엄마아빠
머리숱 많을때 관심사는 항상 여자 꼬시고싶다 놀고싶다 옷사고싶다 그런거였지만
지금은 빨리 돈 마니 벌어서 집에 돈 팍팍 주고 울 아부지 용돈도 팍팍 주고
돌아가시기전에 남들 부모님 다가는 해외여행도 시켜드리고 ... 눈물이 나네 ㅠㅠ
그겁니다 저희집 형편이 그리 좋진 않거든요
그리고 또 ...불쌍한 사람들 보면 도와주고싶고 막 그러네요
마음이 많이 약해져서 일까요
남에게 나쁜말도 못하고 험한세상 살아야 되는데 좋은건지 나쁜건진 잘 모르겠지만
마음이 많이 약해졌어요
탈모로인해 잃은게 너무 많지만 얻은것 가족에 대한 사랑은 예전엔 절대 몰랐던 건데
진짜 탈모가 아니었다면 그건 얻을수 없었을거 같네요
쓰다보니 장문이 되었네요 넘 기네 ^^;;
저를 이해해줄 사람은 동지님들밖에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전 기독교인 인데요 오늘밤도 기도를 하고 잘겁니다 저 머리숱 많아지게 해달라고
제 기도가 이루어 졌습 좋겠구요 하나님 원망 많이 했지만 믿기위해 노력할겁니다
희망은 이루어질것이라고
여러분도 꼭 득모하시구요
저에게 한마디씩 남겨주셨음 좋겠어요
제 고민 털어놓고 주고받고 얘기한적이 거의 없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놈의 탈모에서 모두 해방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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