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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탈모]

아이러니하지만 저는 탈모 때문에 새 인생을 얻었어요..

  • 13년 전

  • 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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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처음으로 가입한 25살 뉴비입니다..

제목에 관해서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일단 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아래 얘기는 거짓은 전혀 없는 사실입니다..

저의 황금기는 중학교 떄부터였어요.

제 외모는 남들과는 약간 달랐어요.. 혼혈도 아니고 지금에 비하면 통통했는데도 왜 주변에서 그렇게 난리인 줄 몰랐어요 (물론 외모에 거의 관심없는 어린 시절이었기도 했지만요..)

학교 국사선생님 (30대 잘생긴 노총각 선생님.. 예비 신부도 계신 분이..)이 어느 날 수업 중에 다른 학생들에게 뜬금없이 '선생님의 이상형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을 받자 선생님께서 '나는 짬뽕이(접니다)같은 얼굴의 여자면 결혼하고 싶다'라고 직접 말하셨어요.. 애들은 아무런 야유도 하지 않았구요..

부모님꼐서 지인 어른들께 자식들을 소개하는 때가 종종 있잖아요? 부모님꼐서 '제 아들놈입니다'라고 소개하실 때마다 지인분꼐서 '어쿠 잘생겼네' '예쁘네'라는 얘기를 안하신 적이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에는 더욱 심했어요..

가정 시간에 (아.. 실과였던가? 헷갈리네요..) 제가 요리수업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어떤 남자애가 꼭 '너는 화장만 하면 정말 예쁘겠다'라는 소리를 꼭 들었어요..

수학 실력이 딸려서 다녔던 수학 학원에서는 수학 선생님이 (결혼도 하신 분인데) '짬뽕아 너는 개명을 하면 어떻겠니? 이름 맨 끝에 밑받침만 빼면 여자 이름인데..'라는 말을 들었어요.. 예를 들어 제 이름이 '선민'이면 끝의 '민'자에서 'ㄴ'을 빼서 '선미'로 만들면 어떻겠냐는 얘기이죠..

학교 사물함에는 항상 쪽지가 들어있었고 (참고로 저는 남중 남고 출신입니다 --;;), 학교 여장축제라도 하면 제 이름이 호명 1순위였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학원을 다니러 서울에 올라와서 살 때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이나

지하철에서 생전 처음 보는 여성분이 자신의 폰번호를 알려주면서 연락하라는 상황이 하루에 최소 두 번씩은 꼭 있었어요..

예.. 뻥이라는 분들은 뻥이라고 하셔도 좋아요.. 저도 저에게 이런 때가 있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거짓말 같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황금기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어? 짬뽕아 너 뒷머리가 훤해!" 친구가 저 공부할 때 소리치더군요..

이 때부터 관리를 했어도 지금까지 되지는 않았을텐데..
물론 그 친구는 뒷머리 얘기만 했고 제가 거울 볼 때에는 멀쩡한 앞모습만 보이니까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가만히 뒀던 게 문제였어요..

대학 합격하고 신입생이 되면서 머리가 엄청나게 빠지기 시작했어요..
대학 선배들이 제가 신입생이라는 얘길 듣고는 '정말? 대바악~ 졸라 삭아보이네"라는 말을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서
탈모에 좋다는 음식은 다 찾아다니면서 먹고
치료제 다 바르고 했지만..

이미 현재진행형에는 소용이 없더군요..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저는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
아.. 내가 잘생겼다는 말만 듣고 자뻑에 빠져 살았던 옛날은 지금의 내가 아니다..
옛날의 나는 외모 하나만으로 먹고 살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아니다.. '외모만 빼고 모든 게 완벽한 인간'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라는 쪽으로 생각이 굳어졌지요..
정말 옛날의 저는 잘생겼다는 소리만 듣고 공부나 자기 계발은 뒷전이었고 맨날 거울만 보면서 살았으니까요..
그래서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공부 정말 열심히 하고 모든 걸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로 살고 있답니다.

어쩌면 지금의 제 탈모는
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가짐을 고쳐주기 위한 하늘의 계시인지도 몰라요..
적어도 제 자신은 그렇게 생각해요..
아마 탈모 없이 옛날의 외모로 쭉 살아왔다면
지금의 제 인생은 어땠을지 상상도 안 되네요..

여러분.. 탈모라고 너무 기죽지는 마세요
어쩌면 여려분의 인생이 그만큼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충실해지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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