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날도 춥고 해서 밖에 안 나가고 컴퓨터나 두드리다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보다 한 살 많은 칭구 얘긴데..
그 친구는 지금 서른이 다 되어가는 나이로 몇 달 전에 일곱 살 어린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부럽다고 난리도 아니었죠.
근데 제 친구의 고등학교 친구들(저는 대학교 친구걸랑요)이 다른
때보다도 머리가지고 그렇게 놀리더랍니다. 여자가 철이 너무 없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둥, 머리땜에 곧 헤어지게 될 거라는 둥... 근데
이 친구는 성격이 너무 좋아서(그래서 한 살 어린 제가 야자터도 잘
참는 것 같군요) 남들이 대머리 어쩌고 하면서 하하하 웃으면
같이서 움하하핫하고 웃는, 그런 호탕하고 멋진 사람입니다. 어쨌든
그 때도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야, 괜찮아. 대머리들은 원래 정력이 좋아서 나이차이 좀 나는 건
상관없어."
다른 말은 다 참아도 그 말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미친듯이 화를 내었답니다. 저는 그 친구와 칠 년 가까이 사귀면서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잘 상상이 가지는 않지만
어쨌든 절라 무서웠나봅니다. 그 뒤로 친구들이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 걸 보면... 어쨌든 같은 처지의 사람으로서 저도 그
얘기를 듣고 절라 열받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남의 기분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하고는 상종하지 말라고 충고까지 해줬죠.
그런데 며칠 뒤, 그 말을 한 친구가 점심시간에 회사앞으로 오더니
줄 게 있으니 잠깐 나오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나가봤더니,
모사에서 나온 (효과 하나도 없는) 탈모방지샴푸를 살며시 건네
주더랍니다. 자기 그거 우연찮게 생겼는데 자기는 필요가 없어서
주는거라면서... 근데 여러분들도 아다시피 그게 효과는 없지만
어디 우연찮게 생길 물건입니까?? 지가 미안한 짓 한 거 알고
어디가서 사왔겠죠. 어쨌든 제 친구는 그거 받고 할 말이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저한테 그 얘길 하더군요. 자기가 정말 큰 잘못을
한 것 같다고... 오호.. 이런, 이런, 니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다고
해줘도 이 친구 워낙 착해서리....
앗, 시간이 없다. 짧게 결론 낼게요. 내 친구 최고로 착하다!!!
이게 오늘의 결론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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