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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어디에서~

  • 24년 전

  • 783
0
안녕하세요? 맘이 이쁜女님~
저는 간혹 대다모사이트에 들려 맘이 이쁜女님의 글을 보고 따뜻함을 느끼고는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면서 왠지 속이 상해 글을 남깁니다.
글쎄요? 제가 위로가 되어 드릴수는 없겠지만... 그냥, 제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저는 올해 30세의 직장인입니다. 위로 누이가 둘이 있고 양친이 계시져... 어머니는 제가 태어나던 해 생선가게를 시작하셔서 벌써 30년 째 장사를 하시고 계시고.... 아버지는 지난 20여년을 어머니 일만 간간히 도우시고는 하시다가... 최근에 철도청에서 노무일을 맡아보시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철이 없어 저나 제 가족에 대한 어떤 삶의 방향이라든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본적이 없었져... 그래서... 남들이 다가는 그 흔한 대학 한 번 가보지 못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머리가 굵어져... 제가 살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막상 군대를 다녀오니까... 현실이 너무 답답하더군요... 어머니는 병들어 계시고, 아버지께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대해... 책임을 지려하시지 않고... 그저 현실을 회피하려고만 하셨지요... 큰누이는 시집가 친정일에는 무심하고... 작은 누이는 그저 자기 사는데만 급급하고... 고졸로는 제대로 직장 한군데 잡기 어려웠습니다... 너무나 막막한 현실 속에서... 조그마한 남성복 업체 판매사원으로 입사하여... 지금은 관리직 사원으로 근무 중입니다만...
사람 사는 것이.... 참, 어의가 없더군요... 직장 생활 열심히하여 어느 정도 돈도 모으고 자리 잡을 만하자... 작은누이가 신용카드 사고를 내어 제가 대신 돈을 메꾸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어머니가 허리 디스크로 척추뼈를 철골구조물로 바꾸는 수술을 두 번이나 하셨지요... 그래서... 제가 직장생활하면서 적은 월급이나마 그래도 부지런히 모은 돈을 공중으로 날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게는 무엇보다 가족이 소중했습니다. 그래서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져... 돈이야 또 모으면 되니까... 하지만, 다시 돈을 모을만하자 작은누이가 허리디스크에 걸려 수술을 했습니다.
참 기운 않나더군요... 그렇게... 가족들을 살피고 돌아보니 제 나이 이제 서른입니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 속에 어머니의 모습이 반쪽정도 비칩니다...
어머니는 저를 보며 많이 미안해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또 아버지께서 가족들을 못챙겨 제가 챙겨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안해 하시고... 어머니를 닮아 젊은 나이부터 머리숱이 자꾸 빠지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 미안해하십니다... 저는 간혹 어머니 손을 붙잡고 이야기 합니다. "어머니, 제가 머리숱이 없는 것도... 우리 가족들 일을 챙겨야 하는 것도 어머니께서 미안해 하실일이 아닌 걸요..."
하지만, 저 역시 못내 아쉽고 힘들 때가 있어요... 가족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등을 돌릴 때도 뛰어가 붙잡지 못했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힘겹고 아쉬울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렵니다... 언제가는 제 머리숱보다... 제 주머니의 돈보다... 제 마음을 알아주는 선녀같은 여자가 제게 다가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져...
에고~ 이야기하다보니 괜히 제 신세 한탄만 한 것 같은데... 맘이 이쁜女님 기운내세요~! 언젠가 맘이 이쁜女님 곁에도 정말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있어 맘이 이쁜女님을 정말로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맘이 이쁜女님 다시 한 번 힘내기를 기원하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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