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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 16년 전

  •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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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어둡고 우울해지는 표정과 없어지는 자신감..

아침마다 벌어지는 머리전쟁

대인기피..

외로움..


왜 이런 시련을 주신건지..


그래도 그나마 있는 머리칼을 볼 땐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에

감사하기도하고..



어제는 부분가발을 찾으러 갔었어요..


얼마 전에 분 따뜻한 봄바람에 옷은 얇아졌는데

어제 날씨는 어찌나 춥던지..

쌩쌩 부는 바람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너무 힘들었어요..



모자를 꾹 눌러쓰고 동생과 함께 9시 반에 집에서 나왔어요..



역에서 대림가는 카드를 발급하고 12 정거장을 지나치는동안

아침을 안 먹은 동생은 배고프다는 투정을 부리는데..


궂은 날씨에 좋지 않은 컨디션과 머리 잘 됐을까하는 생각에..

예민해진 신경으로 동생의 재잘거리는 말을 멍하니 흘려들었어요..



드디어 가신디지털역 도착.. 대림가는 지하철로 갈아타는데..

이게 또 얼마나 헷갈리는지..

가발업체에 도착하니 정확히 11시더군요..



개인실에서 그렇게나 기다리던 가발을 봤는데..

두피색이 붉게 보여 물어봤더니

가발머리 감길수록 두피색은 빠져서 하얗게 된다더군요..



가발착용에 들어갔는데..


제가 경험이 없고 제 두피에 그렇게 뭔가를 자극해 본적이 없어서인지..

가발에 둘려있는 클립을 꽂는데 아팠어요..


한 가닥이 아쉬운 상황에서 그렇게 아픔이 느껴지니..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계속 아파하니까 머리해주는 그 곳 실장님이라는 분도

힘들어하시는거 같았어요..


이왕한거 잘 좀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저도 참을 만큼 참아보았어요..


제 앞머리는 안자르고 가발 앞머리만 자르고.

굵은 롤로 가발이랑 같이 펌을 약하게 했고..

제 머리를 가발색상에 맞추려고 염색도 했어요..


샴푸할 때 마사지를 좀 해주셨는데 그 때도 아프고 머리카락이 뽑힐 것 같아

어쩌질 못하겠었는데.. 하고나니 시원하더라고요..



여기서 괄사 글 읽고 아침마다 붓글씨 때 사용하는 납작동그란 연적으로

머리 마사지를 하긴하는데..


어쨌든.. 샴푸할 때의 마사지가 시원은 했지만.. 마음을 너무 졸여서

속병나지 않을까 싶어요..ㅋ



그리고 드라이로 스타일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는데..



머리하는 내내 이 머리가 그냥 진짜 내머리였으면......

이 생각밖에 안들어라고요..


다 끝났을 땐 머.. 어느정도 만족도는 좋았고..

같이 간 동생도 괜찮다고 그러더군요..


근데 가발관리와 매번 꽂아야하는 삔에 대한 앞으로의 걱정이

또 물밀듯 밀려오더라고요..



머리해주신 실장님이랑 제 동생이 머리한 그대로 나가라고 그랬는데..

전 도저히 그 상태로 나갈 수 없어서..

모자를 쓴다고 했어요..



머리를 묶고 모자를 쓰려고했는데 그냥 그 상태(웨이브단발)에서

모자써도 나쁘지 않을꺼 같아

머리 귀 뒤로 넘기고 모자쓰고 나왔어요..



잔금 현금으로 결제하고 나오니.. 4시가 넘었어요..

하루가 꼬박걸린거죠..



점심도 못 먹었고.. 동생은 아침까지 안 먹은 상태라 저에게 울컥하며..

기분 별로인 제 눈치보며 신경질을 내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지하철을 타야하는데 머리가 계속 신경이 쓰이고 배도 고파서인지

멍..해서 길을 자꾸 헤맸어요..


어찌어찌해서 수원가는 지하철 기다리는 장소까지 가서는..

동생이 너무 맥을 못춰서 지하철 기다리는동안 토스트랑 오뎅 사먹었어요..

근데..

모자를 썼는데도 머리가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머리랑 가발이랑 따로 노는 느낌..갈라지는 기분..


아무래도 머리가 영 아니어서 머리를 묶었어요..

근데 잡히는 머리가 너무 많아서..이것 또한 어색한거같고..

가발에 모자쓰고 묶은 정도인데..이것도 누가 알아보는거 아닌가..했어요..
(제가 마음의 병이 깊은건가요..ㅠㅠ)



시간대가 그래서인지..

붐비는 전철 안을 비집고 올라타서 수원까지 왔습니다..


오늘이 회사 차장님 생일이어서 백화점에 들러 선물을 사려고 했었는데..
그냥...
택시타고 집에왔어요..

사람도 너무 많았고..

그 상태 그런 기분으로 코앞이었던 백화점 정문조차 열기가 싫더라고요..


집에 도착해서는 제 방 화장실에서 엄마가 볼까바 문 잠그고 모자에 눌려

엉망이 된 가발을 간신히 떼어내고는..



왠지 더 휑해보이는 머리를 바짝 묶고 머리띠를 하고 거실로 나갔어요..


추운바람에 몸도 꽁꽁 얼고 배도고프고 머리도 아파 컨디션이

최악이었지만.. 아닌 척 괜찮은 척.. 쇼파에 앉아 핸드폰 만지작 거리다가

쓸쓸녀언니랑 미워미워언니한테 문자로 투정부렸어요..ㅋ



연년생이지만 저를 엄마이상으로 생각하는 동생..그리고 큰딸이라고

적잖은 기대를 갖고계신 부모님..


어디 마땅히 투정부리고 기댈 곳이 없어요..


그나마 신앙으로 이 버거운 현실을 이겨내고 있는거죠..



엄마.. 저녁밥이랑 계란 고구마 석류차 등등 간식거리를 한 상 차려오셔서는

큰 딸 배고플까 tv에 시선 고정되어 있는 저를 향해 포크로 음식을 집어서

계속 주시는데..


괜히 엄마한테 미안하기도하고.. 속도 상하고..



그 때 쓸쓸녀언니한테 전화와서 통화하러 제 방에 들어갔는데..

울음이 왈칵..ㅠㅠ



지금까지 잘 지내왔으면서 뭐가 속상한건지..

그냥 예전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데도..

내일 회사는 어떻게 가야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근데 지금 이렇게 출근해서는 글을 쓰고있네요..


가발은 아마 착용 못 할 거 같아요..

다른것보다 클립이 아파서 도저히 쓸 엄두가 안나네요..

갑작스런 자극에 놀랐는지 앞머리쪽에 뾰루지도 하나 났어요..


100만원이라는 돈이 아깝긴하지만..

결과야 어쨌든 저의 선택이었고..

언젠간 해봤어야할 경험인지라.. 후회는 안해요..



가발에 대한 거부감도 좀 덜해지고 손질, 착용 잘 된다면..

사진 올려보도록 할께요..


아직 멀었지만.. 이번 추석엔 휴가가 길거같아서..

동생이랑 멀리 여행 계획했는데..

그 기간에 모발이식수술해야하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네요..



쾌활한 성격도 우울하게 만든다는 영국의 날씨처럼..

이늠에 머리가 날 왜이렇게 매일 괴롭히는건지..



저의 우울함이 전염될까 글 안올리려다가..

그래도 여기계신 분들 다 저와같은 심정인까..

넋두리 겸 글 올립니다..



기운을 내보려 입꼬리를 올려보는데..

눈에선 눈물이 자꾸 맺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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