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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잡담] 내월급은 얼마가 적당할까?

  • 4년 전

  •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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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월급은 얼마가 적당할까?>



직장인이면 누구나 자기 월급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모르긴 해도 100억 연봉 받는 회장님도 자기 월급이 충분히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세금 많이 떼가서 남는 게 없다고 불평이나 하면 했지. 술자리에서는 "내가 회사에 벌어주는게 얼만데"라면서 자기 월급에 불만을 표하는 친구 한 두명쯤 보지 않은 남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체제는 '일한 노동만큼' 댓가를 지불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도록 할 뿐이다. 내가 받는 월급은 내가 일한 성과를 기본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 정도 되는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필요한 유인(誘引)만큼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생산성 좋은 노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를 대체할만한 다른 노동자가 있다면 그의 채용을 위한 비용에 준해서 결정도리 뿐, 내가 생산해내는 성과는 월급과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된 근본이유가 바로 '노동의 소외'라는, 자본이 노동을 생산물로 부터 분리해버리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가능해진 것이다.



말하자면 오늘날 우리 월급장이들은 내 노동의 성과와는 별로 관계없는 월급을 받고 있다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그저 나보다 좋지 않은 직장에 다니며 적은 월급을 받는 친구들을 보면서 혼자 뿌듯해 할 뿐인 것이다. 또한 그래서 별로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회장님은 수십억, 수백억을 노동의 댓가라는 명목으로 받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사람의 능력은 월급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 회사일이란 업종마다 업무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대놓고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사람의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세계 최고의 인간과 보통 사람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제일 빠른 우사인 볼트가 100m를 9.58초에 뛸 수 있지만, 평범한 보통 남자들도 체력장 당시에 14초 정도는 뛸 수 있었다. 즉, 세계 최고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보통 사람 보다 그저 한 50% 정도 뛰어날 뿐이다.

아마 다른 능력 측정에 있어서도 비슷할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받는 대우는 하늘과 땅 차이다. 지금 세계 최고 부자가 된 앨런 머스크는 일주일에 80시간을 넘게 일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51년 전 11월에 분신한 전태일만큼도 안된다. 그렇다고 그의 능력이 보통 사람보다 50%를 넘는다는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그가 보통 사람의 수만배, 수십만배 넘는 자산을 일군 것은 그의 '노동'의 덕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시스템의 덕이다.



노동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초인종을 누르는 손가락 노동이나 100메가톤 원자폭탄 발사 스위치를 누르는 힘이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해서 두 노동의 가치가 다를 것이라고 인정해 주는 것 뿐이다. 마찬가지로 대기업 회장님의 수십조원 투자 결정에 들이는 노동의 시간이나 그 회사 생산 공장 직원이 박스 접는 노동력과 노동의 관점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노동의 결과가 심대하게 차이가 날 뿐이다. 말하자면, 노동의 관점에서만 놓고 보자면 평범한 말단 직원의 월급이 회장님 월급의 절반은 넘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논리에 아무도 긍정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안다. 이미 너무나 자본주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재벌 2세의 경영능력이 대단하네 어쩌네 하는 헛소리에 휘둘리지 말았으면 싶은 바램이 있다. 그들이 뛰어날 수도 있겠지만 그래봤자 50% 정도이고, 그나마 다른 능력으로 비추어 볼 때 그 회사 신입 사원만도 못한 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우러러(?) 보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았으면 싶다.



자본주의는 똑 같은 투입 노동임에도 수십, 수백배 다른 결과물을 낳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심화할수록 그 차이는 더더욱 크게 나타나게 만든다. 그래서 비슷한 노동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한 노동력과 그렇지 한 노동력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삽을 들고 땅을 파는 노동자와 포크레인 이라는 자본을 가지고 땅을 파는 노동자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그 포크레인도 그 노동자의 것이 아니라면 그 엄청난 결과에도 불구하고 두 노동자의 월급(노동의 댓가)은 비슷할 것이다. 포크레인이 얻은 추가 생산성(잉여 생산물)은 고스란히 자본가의 것이 되고, 두 노동자는 겨우 입에 풀칠만 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월급은 내 노동의 댓가, 내 노동 생산성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저 비슷한 노동력을 가진 사람 중에서 가장 싸게 채용하느라 들인 비용인 셈이다. 만약 비슷한 노동력에 더 싼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을 선택했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최저임금 몇십원, 몇백원 상승에도 반대하는 연봉 수십억, 수백억 회장님 집사들의 한심함과 불쌍함(!)도 느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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